수능 D-100… ‘EBS 공부방’된 고3 교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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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수능’ 강조에 무조건 암기
학원서도 EBS교재로 특강

방학 중 보충수업이 한창인 1일 서울의 A고 3학년 교실. 책상 위에는 EBS 교재만 쌓여 있다. ‘EBS 파이널 실전모의고사’ ‘EBS 수능완성’ ‘EBS 인터넷 수능’ 등 종류별로 수십 권이다. 수업의 주 교재는 EBS, 부교재 역시 EBS 교재다.

쉬는 시간이 되면 학생 대부분은 이어폰을 꽂고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으로 EBS 동영상 강의를 시청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한 6월 모의평가에서 EBS 교재 및 강의의 직접 연계율이 올라가면서 생긴 변화다.

일선 고교와 학원가에 따르면 EBS 연계 70%와 영역별 만점자 1%를 약속한 ‘쉬운 수능’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수험생은 EBS 교재 암기에 집중하고 있다. 교과서는 교실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다.

광주 대광여고의 마재일 교사는 “모의평가를 통해 EBS 연계율을 체감했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EBS 교재를 반복해서 학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방학 보충수업 참여율도 떨어졌다고 전한다. 혼자 EBS 교재와 강의를 보며 대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서울 H고 진학담당 교사는 “성적과 관계없이 누구나 EBS 교재를 샅샅이 훑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보충수업도 EBS 교재 문제풀이 중심이고 보충수업을 신청한 학생이 많이 줄었다”라고 말했다.

학원가 상황도 다르지 않다. EBS 교재를 훑어주는 특강을 속속 내놓고 있다. 유성용 티치미 대학진학연구소장은 “긴가민가했던 EBS 직접 연계 정도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수험생의 수요가 EBS 교재 정리 강의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sorimoa@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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