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부인 사망사건’ 현장증거 놓고 법정공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7일 2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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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서 분비물 반응" 증언 나와

만삭의 부인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백 모 씨(31.의사)의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이 현장에서 발견된 여러 증거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특히 백 씨 부부가 쓰던 침대와 부인 박 모 씨(29)의 옷에서 분비물 흔적이 발견됐다는 증언이 나와 박 씨가 사망한 장소를 밝히는 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7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한병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백 씨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유전자감식센터 신 모 연구원은 "시약을 써서 침대 패드를 감정한 결과 분비물 반응이 나왔다"며 "가로 세로 각각 1m 정도로 이불 전체의 3분의1이 넘을 만큼 상당히 넓게 퍼져 있었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박 씨가 입고 있던 바지에서도 가로.세로 10㎝가량의 분비불 반응이 나왔다"며 "박 씨의 분비물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옷에서 검출된 만큼 당연히 박 씨의 분비물이라고 본다"고 증언했다.

침대 등에서 혈흔이나 DNA가 아닌 분비물이 검출됐다는 내용은 국과수가 두 차례 작성한 감정서에 기재되지 않았다.

신 연구원은 의뢰받지도 않은 소변검사를 하고 감정서에는 적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얼룩 같은 게 많이 묻어있어서 시약을 써서 살펴봤는데 분비물 외에 다른 특별한 것은 발견되지 않았다. 혈흔이나 정액, 타액처럼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검사 결과를 감정서에 넣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인 측이 혈흔 검사와 분비물 검사가 얼마나 정확한지 묻자 "혈흔 반응이 나오면 틀릴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분비물 검사의 경우 특이반응 때문에 틀리는 경우도 있다"고 답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또 당시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던 마포경찰서 과학수사팀 경찰관과 시신의 살폈던 검안의 등이 증인으로 나와 직장온도 측정을 통한 사망시각추정의 정확도를 놓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21일 열리는 세번째 공판에서는 캐나다 토론토대 법의학센터장인 마이클 스벤 폴라넨(Michael Sven Pollanen) 박사와 국과수 서중석 법의학부장 등 법의학 전문가들이 증인으로 나와 박 씨의 사인을 둘러싼 공방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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