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고대죄해야” 몸 낮췄는데… 감사원 난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6일 03시 00분


양건 원장, 내부비리 사과
화천군 감사 나간 직원들 노래방 접대 드러나 물의

양건 감사원장은 15일 은진수 전 감사위원이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것과 관련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할 심각한 문제”라며 사과했다. 이날 양 원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너무나 뜻밖의 사건이었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양 원장은 재발 방지책으로 “(선거 때 공천신청 및 출마 등) 정치인 경력을 가진 분에 대한 감사위원 임명에 제한을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본보 6월 7일자 A1면 정당출신 감사위원 임명…

그러나 이날 오후 감사원 감사관들의 부적절한 처신이 드러나면서 감사원은 크게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이날 강원 화천군과 감사원에 따르면 감사관 3명은 7일 저녁 화천읍의 한 고깃집에서 화천군 공무원들과 식사와 술을 한 데 이어 인근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1시간 동안 맥주를 마시며 노래를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저녁식사 비용 21만 원은 감사관들이 냈지만 노래방 비용 4만5000원은 화천군 공무원들이 부담했다. 감사원은 화천군 공무원들이 구제역 방역근무에 일용직을 대리 투입하고 수당을 챙긴 것과 관련해 7∼10일 감사를 벌였다.

이에 감사원은 해명자료를 내고 “식사 등을 함께한 화천군 직원들은 구제역 관련 감사 대상자가 아닌 군 감사실 소속 직원들”이라며 “대부분의 비용을 감사원 직원들이 냈다”고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보통 감사 부서 직원들과는 감사 기간에 협조체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첫날 식사를 하는 것이 관행”이라며 “다만 노래방 부분에 대해서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용은 적지만 감사관들이 피감기관 직원들과 술자리를 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속 이사인 도류 스님(화천 불도암 주지)은 “감사관과 피감기관 직원이 감사 전에 어울려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불렀다면 어떻게 공정한 감사를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화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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