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장병 먹을거리로 장난쳤는데… 햄버거빵 제조일자 허위표시 군납업체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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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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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해지 통보후 “대안없다” 다시 납품받아

방위사업청이 제조일자를 속여 식자재를 공급한 업체를 적발하고도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1개월 뒤 50억 원 상당의 식자재 군납업체로 다시 선정해 물의를 빚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최근에도 저질 햄버거용 패티(고기를 다져 만든 속)를 납품하다 적발된 다른 업체를 1개월 뒤 어묵과 김치 군납업체로 재선정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본보 6월 3일자 A12면 햄버거용 저질고기 납품하다…

8일 군 당국에 따르면 방위사업청 감사관실은 올해 4월 햄버거용 빵의 제조일자를 허위 표시해 납품한 A사를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적발해 관련 부서에 계약을 해지하도록 통보했다. 하지만 며칠 뒤 방위사업청은 군수조달실무위원회를 열어 ‘A사가 20년 넘게 군납을 해왔고 사안이 경미한 데다 당장 계약을 해지하면 군납용 햄버거 조달에 차질이 크다’는 이유를 들어 계약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또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16일 A사에 대해 6개월간 입찰 참가를 제한하는 부정당제재를 결정했지만 A사는 곧바로 서울행정법원에 부정당제재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A사는 부정당제재를 하루도 받지 않았고 지난달 햄버거 빵과 패티를 포함해 50억 원 상당의 식자재 입찰에 참가해 공급업체로 다시 선정됐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부정당제재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진 만큼 A사는 관련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선정됐고 특혜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병들의 먹을거리로 장난을 치다 적발된 업체들이 불과 한 달여 만에 군납업체로 다시 선정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는 비판이 많다. 관련 업계에선 오래전부터 방위사업청이 특정업체를 봐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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