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의평가로 ‘물수능’ 우려 고조… 논술학원 벌써 문전성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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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수험생들이 논술학원으로 몰리고 있다.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시행된 6월 모의평가가 쉽게 출제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영역별로 만점자가 1% 정도 나오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수능 출제 방침이 모의평가에서 확인되자 변별력을 얻으려면 논술의 비중이 커질지 모른다는 전망 때문이다.

○ 예견된 논술 학원 호황


강남을 중심으로 서울 시내 논술학원은 모의평가 다음 날인 3일부터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상담을 받으려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등록이 마감된 6월 논술 강좌에는 대기자까지 생겨났다.

강남구 대치동의 A논술학원 원장은 “3일 하루에만 10통이 넘는 전화 상담 문의가 있었다. 특히 수시논술 전형에 도전하는 학생들은 여름 방학 전에 수리 논술 공부에 들어가려고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치동의 자연계 논술학원은 주말인 4일 오후에도 수험생으로 가득 찼다. 학원 측은 “1000여 명을 대상으로 13개 반을 운영하는데 7월부터는 25개 반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논술학원의 호황은 이미 예견됐다. 정부가 올해 수능을 쉽게 내겠다고 밝히면서 수능 변별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탓이다.

입시 전문가는 “수능이 영역별 만점자 1%라며 쉽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상위권 학생은 실수로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 차가 커지게 됐다. 실수를 만회하려면 논술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논술 시험 부담 가중


중상위권 학생들도 모의평가 뒤에 목표 대학을 상향 조정하면서 논술 준비에 몰두하는 분위기다. 수능 점수가 올라가면 논술시험을 치르는 상위권 대학도 노려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다.

비상에듀의 이치우 평가연구실장은 “올해는 논술을 보는 주요 대학 지원자가 늘어나 경쟁률도 오를 것”이라며 “상향 지원한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을 소지도 크다”고 우려했다.

최상위권은 물론이고 중상위권 수험생까지 수능과 논술 준비에 나서면서 ‘쉬운 수능’으로 학업량과 사교육을 줄이겠다던 정부의 당초 구상과 반대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명문대를 목표로 하는 재수생 신모 군(19)은 “수능이 쉽게 나온다니까 실수를 할까 봐 더 불안하다. 수능 부담감이 큰 상황에서 논술까지 준비하려니 벅차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만 해도 수험생은 수능이 끝난 뒤에 논술을 준비했지만 올해는 시기가 앞당겨졌다. 고등학교 1, 2학년까지 논술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낄 정도다.

주말마다 대치동 논술학원을 찾는 김모 군(18)은 “주중에는 수능을 준비하고 주말에는 논술학원을 다닌다”며 “예전처럼 한두 달 벼락치기로 논술을 준비하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크다”고 전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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