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발생한 슈퍼박테리아인 장출혈성대장균(EHEC)에 따른 용혈성요독증증후군(HUS)으로 사망한 사람이 독일에 이어 스웨덴에서 발생했다.
독일 내 사망자가 31일 낮 12시(현지 시간) 현재 15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독일을 여행했던 50대 여성이 이날 EHEC 감염으로 스웨덴에서 사망했다. 이 여성은 29일 스웨덴 남서부 도시 보라스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사망자가 처음 발생한 독일 북부 지역의 병원들은 생채소를 먹은 시민이나 기존 EHEC 감염자들과 접촉한 사람들 가운데 감염 징후를 보이는 환자로 가득 찼다고 외신들이 31일 전했다.
독일 국립질병관리본부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는 HUS 증세를 보이던 50대 여성과 75세 남성이 추가로 숨져 EHEC에 따른 사망자가 15명이 됐다며 “사망자가 더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 언론은 1200명으로 추산되는 EHEC 감염 의심 또는 확진 환자 가운데 5월 30일 오후 현재 329명이 HUS 발병 징후를 보이고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스톡홀름 소재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는 31일 “이번 EHEC 집단 식중독은 독일 사상 최대이며 세계적으로도 초대형 식중독 사고에 해당한다”며 “스웨덴 영국 덴마크 프랑스 네덜란드 폴란드에서 보고된 환자들도 모두 최근 독일을 다녀갔거나 독일 여행자와 접촉한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독일 뤼덴샤이트 병원의 얀 갈레 원장은 ZDF방송 인터뷰에서 “이번에 분리된 EHEC는 유난히 독성이 강해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다른 새로운 변종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독일 하노버의대는 이번 슈퍼박테리아에 효과가 있는 항생제를 발견했고 환자들 가운데 치료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으나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산 유기농 오이가 이번 ‘슈퍼식중독’의 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독일은 스페인산 채소 판매를 중단했고 벨기에와 러시아는 스페인산 채소 수입을 중단했다. 오스트리아와 체코도 스페인산 채소 수입 중단과 유기농 채소 회수 명령을 내렸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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