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시 간부들 ‘팔공산 결의’

  • 동아일보

“육상대회 성공개최 등 ‘더 큰 대구’ 만들자”
과장이상 110명 전원 등산하며 의기투합

김범일 대구시장이 14일 직원들과 팔공
산을 오르던 중 양준혁 대구시 홍보대사
와 통화를 하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김범일 대구시장이 14일 직원들과 팔공 산을 오르던 중 양준혁 대구시 홍보대사 와 통화를 하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어, 양 대사. 지금 팔공산 올라가고 있다…그럼, 당연히 그래야지.” 14일 오전 대구 동구 도학동 북지장사 뒤편 팔공산. 가파른 산을 오르던 김범일 대구시장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전 삼성 라이온즈 양준혁 선수(42)의 전화였다. 김 시장은 “모두 ‘더 큰 대구’를 위한 것인데 잘 추진해야지. 계획을 나중에 알려줘요. 그럼 그럼…”라면서 끊었다. 지난해 은퇴한 양 씨는 올해 2월 대구시 홍보대사로 위촉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대구방문의 해를 전국에 알리는 활동을 하는 한편 청소년 야구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1시간가량 오르자 탁 트인 팔공산이 시원한 산바람과 함께 눈앞에 펼쳐졌다. ‘2011대구세계육상대회 8.27∼9.4’라는 문구가 쓰인 수건으로 땀을 닦던 김 시장은 “대구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 이런 상쾌한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등산을 하던 시민들은 김 시장과 갑작스럽게 마주치자 “정말 시장님이네. 모두 간부직원들인가요? 대구를 위해 열심히 뛰어주세요”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대구시청 과장 이상 간부 110명 전원이 13, 14일 팔공산에 모여 ‘될 때까지 악착같이 더 큰 대구 만들기’를 주제로 의기투합했다. 13일 밤에는 팔공산의 한 유스호스텔에서 엄길청 경기대 교수의 사회로 토론회를 열었다. 시민 50명의 목소리를 담은 영상을 본 뒤 시민들이 무엇을 기대하는지, 대구가 발전하려면 공무원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대구 도약을 위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채워야 하는지 돌아보며 늦도록 토론을 이었다. ‘더 큰 대구’를 위한 뜻을 야무지게 모아 한마음으로 나아가자는 ‘팔공산 결의’인 셈이다.

간부 직원들은 부서별 정책이 시민들의 공감과 응원 속에 추진될 때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예정된 코스를 넘어 갓바위까지 오른 김연창 정무부시장은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대구의 오늘과 내일을 생각했다”며 “취임 4개월 동안 파악한 대구의 주요 정책이 하나씩 결실을 맺도록 팔을 걷어붙이겠다”고 말했다.

안국중 대구시 경제통상국장은 “낙동강을 끼고 있는 대구시와 경북도가 힘을 모아 추진하는 세계 물포럼이 올해 10월쯤 개최지가 결정될 예정”이라며 “매우 중요한 행사이므로 시민들도 많이 응원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또 김부섭 교통국장은 “산 속에서 길을 잃으면 위험해지는 것처럼 대구의 교통이 곧 소통의 길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으며, 김영대 대구시 도시디자인 총괄본부장은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팔공산처럼 대구를 매력적으로 가꿔 시민과 관광객, 기업인들에게 사랑받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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