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인공고관절’ 美 FDA 승인 첫 획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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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원 고대병원서 개발… 국내 의료기기 수출 길 열려

한국인의 체형에 맞게 개발한 ‘한국형 인공고관절’이 국내 의료기기로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세계 최대 의료기기 시장인 미국에서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수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 인공관절을 쓰며 불편을 겪었던 환자에게도 희소식이다. 한국형 인공고관절은 ‘선도의료기술개발사업’ 과제 중 하나로 김성곤 고려대 안산병원 인공관절센터 교수가 주도했다.

선도의료기술개발사업은 에너지 통신 의료공학 등의 산업이 주요 7개국(G7) 수준의 기술을 갖춰 국부 창출에 기여하도록 1995년부터 정부가 추진한 ‘G7 프로젝트’의 하나.

한국형 인공고관절 개발사업은 1999년 9월 지원 과제로 선정된 뒤 2001년까지 정부에서 7억5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이후 숱한 시행착오를 겪다 12년 만에 FDA의 벽을 넘었다.

이 인공고관절은 한국인의 신체적 특성과 생활습관에 맞춰 개발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는 인공고관절은 70% 이상이 수입제품. 서양인의 체형을 기준으로 만들어 한국인의 몸에 붙이면 부작용이 많았다. 뼈의 크기와 비율이 맞지 않아 금이 가고 사용연한이 짧았다. 김 교수는 “앉아서 생활하는 한국인의 특성을 고려했고 국내 산악지형을 감안해 디자인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인공관절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마모율(관절이 움직이며 생기는 마찰로 관절 면이 닳는 비율)은 미국이나 유럽 제품보다 크게 낮아졌다.

기기를 생산한 오티스바이오텍은 “미국을 비롯해 멕시코, 인도, 중남미 국가 등 10여 개 나라와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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