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AIST]여야없이 “총장 탓”… 서남표 청문회 방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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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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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 총장 국회 출석

울먹인 서남표 서남표 KAIST 총장이 12일 오전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출석해 최근 KAIST 학생과 교수의 잇따른 자살 사건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한 뒤 땀과 눈물로 얼룩진 눈을 휴지로 닦고 있다. 서 총장은 이날 사퇴를 종용하는 의원들의 질문에 “사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울먹인 서남표 서남표 KAIST 총장이 12일 오전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출석해 최근 KAIST 학생과 교수의 잇따른 자살 사건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한 뒤 땀과 눈물로 얼룩진 눈을 휴지로 닦고 있다. 서 총장은 이날 사퇴를 종용하는 의원들의 질문에 “사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2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전체회의는 ‘서남표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KAIST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사건에 대한 서남표 총장의 현안보고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이 질타를 쏟아내면서 이날 예정됐던 교육과학기술부를 비롯한 7개 기관의 업무보고는 다음 날로 미뤄졌다.

여야 의원 중 상당수는 등록금 차등부과 정책과 ‘100% 영어강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나라당 박보환 의원은 두 가지 제도가 학생들에게 부담이 됐다며 “책임을 지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징벌적 수업료는 학점 0.01점당 6만 원의 징벌금을 내는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고스톱 방식의 점당 수업료”라고 몰아붙였다.

학내소통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 박영아 의원은 “학생들이 학교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고 해서 총장이 학생들을 고소해 1년 뒤에야 취하했다. 학교 측에서 교수협의회와 소통도 전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유정 의원은 최근 서 총장이 교육과정 개혁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한 학생에게 ‘미국 명문대는 자살률이 더 높다’고 한 데 대해 “객관적 근거도 없이 망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서 총장은 “그런 말을 안 했어야 한다”며 몸을 낮췄다.

사퇴 촉구도 이어졌다.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서 총장이 일련의 사태에 책임지고 용퇴를 하면서 새롭게 KAIST 2기의 출발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도 “서 총장의 정책이 옳았다 하더라도 이 시점에선 사퇴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서 총장은 학생들의 죽음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감정이 북받치는 듯 울먹였다. “사랑하는 4명의 학생들을 보내면서 깊은 슬픔과 함께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책임을 공감…”이라고 말할 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나 사퇴 요구에 대해선 “교수 학생들과 함께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취임 당시 만 70세로 사학연금 가입 제한 연령(65세)이 넘었는데도 연금 가입을 신청해 그동안 학교가 1364만 원의 연금을 납부했다는 교과부 감사보고서에 관해서는 “사학연금이 뭔지도 몰랐다. 누가 잘못했는지는 몰라도 저는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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