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거리흉물 ‘빨간기둥 급수탑’ 소화전으로 속속 대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2일 03시 00분


미관개선-유지비 절감 기대

버스정류장에 세워져있던 급수탑이 철거 되기 전(왼쪽)과 철거된 후의 사진.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버스정류장에 세워져있던 급수탑이 철거 되기 전(왼쪽)과 철거된 후의 사진.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어? 빨간 기둥이 사라졌네?”

직장인 임세진 씨(33)는 최근 동네 버스정류장에서 무언가가 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출퇴근할 때마다 봤던 정류장 앞 ‘빨간 기둥’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 것. 임 씨는 “기둥의 정체는 모르지만 낡고 색깔도 진한 빨간색이어서 버스정류장 주변과 어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길거리에 툭 튀어 나온 빨간색의 ‘ㄱ’자 모양 기둥의 정체는 ‘급수탑’. 화재 시 소방차에 물을 대주는 역할을 한다. 서울시가 최근 길거리 급수탑을 철거 중이다. 서울시내 총 265개의 급수탑 중 지난해 43개를 없앤 데 이어 올해 70개, 2012년 47개 등 순차적으로 철거할 예정이다.

급수탑을 없애는 이유는 도시미관 때문이다. 조선호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소방정책팀장은 “대부분 10∼20년 전 지어져 오래됐고 빨간색으로 길게 뻗어 있어 주변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사라진 급수탑 자리에는 소화전이 들어선다. 현재 서울시내 소방용수시설 5만6595개 중 5만6056개가 소화전이다. 50∼100m 간격으로 들어서 소화전이 커다란 급수탑을 서서히 대체하는 상황이다. 조 팀장은 “소화전 1대에 월평균 유지비가 10만 원대”라며 “급수탑을 소화전으로 대체하면 연간 약 5000만 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 급수탑을 없애는 대신 소화전 1000개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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