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인천항 앞 보세창고에서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왼쪽)이 수입 수산물의 방사
능 검사 시료 채취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제공
전국이 ‘방사능비’ 걱정에 들썩였던 7일 오후 인천항 부두 앞. 회색 안개비가 자욱한 곳에 감색 제복 차림의 사람들이 서 있었다.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 인천지원 직원들이었다. 이들은 갓 도착한 일본산 수산물에서 방사능 검사용 시료를 채취하기 위해 일본에서 들어오는 수산물 화물선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이날 일본산 수산물을 실은 화물선은 인천 앞바다의 짙은 해무(海霧) 때문에 부두에 접안하지 못했다. 검사원 직원들은 대신 전날 수입된 생선으로 수산물의 방사능 검사 과정을 보여줬다.
직원들이 안내한 곳은 인천 중구 항동7가 ㈜대인 보세창고. 비행기 격납고같이 생긴 창고 안에는 어린이 수영장만 한 크기의 수조가 10개 정도 마련돼 있었다. 각 칸에는 아직 검역을 통과하지 않은 생선들이 수입 순서대로 보관돼 있었다.
검사원 직원은 그중 6일 수입된 중국산 도다리가 담겨 있는 수조 앞으로 갔다. 이어 수조 안에 커다란 그물채를 넣고 휘휘 저어 도다리 30여 마리를 무작위로 꺼냈다. 방사능 검사 샘플이 될 생선들이었다. 생선들은 커다란 비닐봉투 안에 밀봉돼 차로 15분가량 떨어진 검사원 연구실로 옮겨졌다. 연구실 직원들은 이렇게 넘겨받은 생선을 살만 1kg 정도 발라낸 뒤 이를 믹서에 갈아 시료 용기에 채워 넣었다. 이 시료 용기는 다시 사람 몸집보다 큰 감마선 분광기 안에 넣어졌다.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와 세슘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장비였다. 연구원에 1대뿐인 귀한 장비로 한 대에 1억5000만 원이 넘는다.
검사원의 이홍동 검역관은 “보통 검사 1건당 분광기 측정 시간이 1만 초(약 3시간) 정도 걸린다”며 “이런 방식으로 일본산 수산물은 모든 수입물량을 매번, 국내산과 태평양산 주요 생선은 주 1회 간격으로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사원은 3월 14일 이후 지금까지 가자미, 대게, 고등어, 오징어 등 주요 어종 371건을 검사했는데 방사능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 불안감이 커지면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전보다 54%나 줄어든 상태다.
한편 농식품부는 비가 그친 8일부터 전국 농산물에 대한 방사능 특별 검사에 착수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금치, 깻잎, 배추 등 잎이 넓은 채소 40건이 중점 검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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