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년]‘잊혀진 희생’ 98금양호

  • Array
  • 입력 2011년 3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인 선원 7명중 6명 시신도 못찾아
유가족들 “의사자 지정-현충원 안장을”

내달 2일 위령탑 제막 인천 연안부두 인근 해양공원에 ‘98금양호 선원 위령탑’이 한창 공사 중에 있다. 제막식은 다음 달 2일 열릴 예정이다. 해양경찰청 제공
내달 2일 위령탑 제막 인천 연안부두 인근 해양공원에 ‘98금양호 선원 위령탑’이 한창 공사 중에 있다. 제막식은 다음 달 2일 열릴 예정이다. 해양경찰청 제공
지난해 천안함 폭침 사건 당시 실종자 수색에 참여했다가 대청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98금양호 희생자 유가족들도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아픔을 간직하며 살고 있다. 유가족들은 당시 숨진 한국인 선원 7명이 모두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인명을 구조하다가 사고를 당한 만큼 정부가 의사자(義死者)로 지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98금양호가 수색작업을 중단하고 조업을 하다가 침몰했기 때문에 의사자로 지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98금양호 유가족위원회’는 최근까지 정부에 의사자 지정과 국립현충원 안장을 요구하고 있다.

98금양호의 선장이었던 고 김재후 씨의 동생 재흥 씨(41)는 “영결식을 끝낸 뒤 일상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아직도 형님의 얼굴이 떠올라 일손이 잡히지 않을 때가 많다”며 “무공훈장을 받은 천안함 46용사들에 비해 98금양호 선원들은 너무 빨리 잊혀진 존재가 돼 버린 것 같아 아쉽다”고 한탄했다. 98금양호 유가족위원장을 맡고 있는 고 이용상 씨의 동생 원상 씨(44)는 “한국인 선원 7명 가운데 6명은 시신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유품만 화장해 안장시켜 한이 맺힌 유가족이 많다”며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가 지금이라도 유가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98금양호 선원들을 의사자로 지정하기 위한 개정 법률안이 국회에 상정된 만큼 정치권에서 잘 처리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개로 인천시와 수협중앙회는 다음 달 2일 오전 10시 연안부두 주변 해양공원에서 위령탑 제막식을 열기로 했다. 위령탑 상단에는 갈매기를 형상화한 상징물이 설치됐으며 비문에는 ‘구원의 손길을 보내다 가신 당신들의 숭고한 뜻을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