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맛에 반한 미국 대학생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8일 21시 27분


코멘트
"소이소스(간장)를 만드는데 이렇게 큰 발효시설이 필요한 줄 몰랐습니다. 콩을 발효시켜 만드는 된장, 쌈장 등 다채로운 장류도 정말 인상적입니다."

17일 경기 이천시 호법면 샘표식품 간장공장을 찾은 '특별한 손님들'의 눈은 반짝반짝 빛났다. 이들은 콩을 발효시킬 때 쓰는 종균 배양시설 등 공장 곳곳을 둘러보며 한국의 전통 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유심히 지켜봤다. 공장 관계자의 설명을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수첩에 필기를 하거나 사진을 찍어 꼼꼼히 기록하는 이들도 많았다.

이들은 미국 펜실베니아주 드렉셀대 호텔조리예술식품과학과 학생 20여 명. 지난해 가을 학기 드렉셀대에는 '한식의 이해와 한식조리 이론'과 '한식 실습' 강좌가 개설됐다. 한식 세계화를 위해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aT)가 지원한 강의였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학생들은 이 강의를 수강한 학생들로 농식품부와 aT의 초청을 받아 13일 입국했다. 샘표식품 공장 방문은 평소 이 업체의 간장으로 요리 실습을 했던 학생들이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싶다고 고집해 이뤄졌다.

견학을 마친 뒤에는 샘표에서 만드는 장류 10여 종을 두부, 크래커 등과 함께 맛보는 시간도 가졌다. 한 학생은 "초고추장을 맛보고 해산물 요리에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는데 한국에서도 회를 먹을 때 사용한다고 해 신기했다"며 "강된장이나 쌈장은 또르띠아나 샌드위치를 만들 때 써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간장에 과일 등을 갈아 넣은 불고기용 양념에 큰 관심을 보이는 학생도 있었다. 크리스토퍼 알렌 씨(2학년)는 "평소 한국의 장류에 관심이 많아 어떻게 만드는지 보고 싶었다. 이번 기회에 한국의 장과 음식문화에 대해 충분히 알게 됐다"고 했다. 드렉셀대 학생들은 대한식문화연구원 한식제작 실습, 남대문시장 및 가락농수산시장 탐방, 순창 고추장 민속마을 방문 등 2주간의 일정을 소화한 뒤 26일 귀국할 예정이다.

최정윤 샘표식품 과장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해외 요리학교 학생들이 한국의 전통장류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