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길재단-IBM-인천도시개발공 126억 규모 특수목적법인 설립
1조7200억 생산유발효과 기대
《 인천시가 송도국제도시에 조성한 바이오연구단지의 면적은 모두 56만 m²에 이른다. 현재 바이오연구단지의 첫 외자업체인 셀트리온을 비롯해 바이오 신약 개발과 임상, 상용화를 하는 바이오 기업체와 연구소가 둥지를 틀었다. 특히 가천길재단이 연구단지 내 20만7284m²(약 6만2700평) 규모의 땅에 추진하는 바이오연구복합단지(BRC·Bio Research Complex) 건설사업이 가장 눈에 띈다. 가천길재단은 2009년 4월 세계 최대 연구조직을 거느린 글로벌기업인 IBM, 인천도시개발공사와 함께 자본금 126억 원 규모의 특수목적법인인 BRC㈜를 설립했다. 2013년까지 1조 원을 유치해 송도국제도시 바이오연구단지에 BRC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인천시는 BRC 건설사업으로 1조7200억 원에 이르는 생산유발효과와 6700억 원가량의 부가가치를 포함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BRC㈜는 설립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세계 각국의 국가의료 정보화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IBM이 이 사업에 지분(5%)을 투자한 것은 물론이고 200억 원 규모의 장기 차관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또 뇌과학연구소와 이길여 암·당뇨연구원, 가천바이오나노연구원 등을 운영하고 있는 가천길재단의 의·과학 분야 연구역량과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하고 있는 IBM의 첨단 과학기술력이 BRC에서 융합하게 된다. 400여 명에 이르는 생명공학 분야 연구 인력과 컨설턴트 등을 보유하고 있는 IBM은 우선 BRC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비즈니스 컨설팅을 제공하고,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IBM은 왓슨 연구소, 알마덴 연구소, 이스라엘 연구소, 중국 연구소, 한국IBM의 유비쿼터스컴퓨팅연구소 등을 BRC 조성사업에 동참시키기로 했다.
BRC는 연구와 생산, 사업화지원단지를 갖추게 되는데 지상 3∼38층 규모로 들어설 이들 시설의 면적은 모두 60만1689m²(약 18만2000평)에 이른다. 연구단지에는 복합단지(면적 10만5480m²)와 임상단지(면적 3만701m²)가 각각 건립된다.
우선 BRC는 이 단지에 전자·통신분야 세계 최고 연구소로 통하는 미국 벨연구소와 제너럴일렉트릭연구소가 입주할 2개 연구동(지상 4, 5층)을 별도로 건립할 계획이다. 특히 경원대와 벨연구소는 앞으로 10년간 4500만 달러를 들여 이곳에서 차세대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전력망과 IT를 접목해 전력의 생산량과 소비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전력 낭비를 막는 시스템을 개발한다.
또 BRC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생산단지(면적 27만1220m²)에는 지상 22층 규모의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 6개동을 짓는다. 분양을 통해 이 단지에 바이오 분야 50여 개 업체(종사자 8000여 명)가 둥지를 틀 예정이다. 이 밖에 사업화지원단지에는 행정동과 기타 업무시설 등에 100여 개 업체 5000여 명이 종사하게 된다.
가천길재단과 IBM은 BRC에 생명공학기술(BT) IT 나노기술(NT) 분야의 기술집약형 연구 클러스터를 만들어 신약과 의료기기, 첨단 의료서비스 등을 개발하는 세계적인 연구프로젝트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U-헬스케어와 생물정보학, 의약 나노화학 분야 등에서 2015년까지 연구개발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지능화된 의료시스템으로 불리는 U-헬스케어는 의료정보를 실시간으로 환자와 의사, 보험회사가 효율적으로 주고받는 기술이다. 개인 맞춤형 첨단 의료시스템을 실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2014년까지 관련 연구결과를 상용화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다.
가천길재단이 송도국제도시 20만7284㎡ 규모의 땅에 건설하는 바이오연구복합단지(BRC)에서 터파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BRC㈜ 제공 이에 따라 북유럽 최대 규모의 바이오연구소인 핀란드 VTT가 BRC에 입주하기로 했다. VTT는 1942년 설립된 핀란드 정부 산하 비영리 연구소로 35%에 이르는 재정을 지원받아 바이오, 화학, 에너지, 정보통신 분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원 2700여 명과 1100여 건에 이르는 특허 및 특허 신청을 보유하고 있다. 1월 BRC에 입주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VTT는 BRC에 입주해 앞으로 병원을 직접 찾지 않아도 인터넷 등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U-헬스케어 분야의 협력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생물정보학은 BT와 IT를 결합해 방대한 바이오 정보를 효율적으로 정리해 분석한 뒤 그 의미를 밝히는 차세대 첨단산업. IBM은 IT 분야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명공학과 접목하는 기술을 축적해왔다. 가천길재단은 유전체 분석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시설과 경험을 갖고 있어 앞으로 두 기술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새로운 맞춤의학을 개발할 계획이다.
의약 나노화학 분야는 항암제를 비롯한 각종 약물의 개량신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미 길병원과 IBM이 암과 당뇨를 치료하는 데 필요한 신약의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어 이 분야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것으로 전망된다. BRC는 지난달 신약 개발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1997년 설립된 의약품 개발 기업인 ㈜펩트론과 비만 치료제 공동연구 협약을 맺은 것.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의료비만 700억 달러에 이른다. BRC와 펩트론은 앞으로 단백질보다 크기가 작은 아미노산 사슬로 이뤄진 물질로 신체에서 신호전달을 담당하는 펩타이드에 기반한 치료제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언 BRC㈜ 대표이사는 “바이오산업은 진입장벽이 높고, 선진국과 격차가 크지만 최근 BT와 IT가 결합하면서 한국에도 기회가 오고 있다”며 “IBM과 손잡고 바이오 연구개발, 임상사업을 주도한다는 사실에 자부심과 함께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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