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참사 이겨낸 뉴질랜드 한인들, 이번엔 생계 걱정…

  • 동아일보

“관광객-유학생 줄면 어쩌나” 한숨

노광일 주뉴질랜드 대사(오른쪽)가 강진 피해를 입은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한 교
민 주택을 살펴보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노광일 주뉴질랜드 대사(오른쪽)가 강진 피해를 입은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한 교 민 주택을 살펴보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생활기반이 무너진 일부 교민은 인구가 많은 북섬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리히터 규모 6.3의 강진이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를 강타한 지 6일째인 27일 오후 거리에서 만난 한 교민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한 상태”라고 말했다. 크라이스트처치에 살고 있는 교민은 4000여 명. 이들은 주로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크라이스트처치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나 이곳에 어학연수차 오는 유학생을 대상으로 상점 식당 유학원 등을 운영하며 살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한국 식당만 해도 약 25개다. 물론 건물 붕괴 등 지진으로 인한 직접 피해는 뉴질랜드 당국으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진으로 상당 기간 한국 관광객이나 유학생이 발길을 끊을 경우 앞으로의 영업은 사실상 어렵다.

회계사로 일하는 이준호 씨(27)는 “피해 교민이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일거리가 많지 않기 때문에 관광객과 유학생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인구가 많은 오클랜드나 웰링턴 쪽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62·여)도 “지진으로 무너지고 위험한 곳을 찾아올 한국인이 누가 있겠느냐”며 “앞으로 몇 개월이고 장사를 할 수 없을 텐데 무작정 버틸 수도 없고 갈 곳도 마땅치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인 밀집 지역인 리카턴 근처 펜덜턴을 둘러본 노광일 주뉴질랜드 대사도 “교민의 생계기반이 사라질 것이 제일 걱정”이라며 “교민이 인구가 많은 북섬 쪽으로 대거 이주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뉴질랜드 정부는 28일 이번 강진으로 사망한 146명에 대한 첫 장례식을 열 예정이다. 뉴질랜드 정부는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146명, 실종자 228명에 대한 애도를 표하기 위해 다음 달 1일 낮 12시 51분부터 2분간 전국적으로 묵념시간을 갖기로 했다. 실종된 유길환(24) 유나온 씨(21·여)의 생존 여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은 “크라이스트처치병원 등 주요 병원에 확인한 결과 한국인 부상자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크라이스트처치=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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