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혈우병 못이겨도 좌절은 이겼죠”

  • Array
  • 입력 2011년 2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양영권씨 진통제 먹으며 실습… 삼성전자 취업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니 진짜 이뤄지던데요.”

혈우병을 앓고 있는 한 장애인이 국내 굴지의 기업에 엔지니어로 취업해 화제다. 한국폴리텍V대 순천캠퍼스는 11일 전자통신과를 졸업하는 양영권 씨(21·지체장애 6급·사진)가 삼성전자 순천서비스센터 엔지니어로 취업했다고 6일 밝혔다.

전북 부안에서 태어난 양 씨는 피가 잘 응고되지 않아 출혈이 지속되는 혈우병을 앓고 있다. 그는 지난해 3월경 ‘취업이 잘된다’는 소문을 듣고 1년제 순천캠퍼스 전자통신과에 입학했다. 1주일에 두 번씩 혈소판 주사를 맞아야 하는 고통 속에서도 정보기기운용,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양 씨는 “발이 아파 목발을 짚는 상황에서도 강의에 빠지지 않았다”며 “1년 중 몸을 거의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아팠던 두 번만 기숙사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양 씨는 지난해 취업시즌이 되자 여러 기업에 지원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양 씨가 혈우병을 앓고 있다는 것 때문에 난색을 표했다. 다행히 지난해 11월경 순천캠퍼스와 협약을 한 삼성전자로 현장실습을 나가게 됐다. 그는 진통제를 먹어가며 본사 교육과 수습을 무사히 끝마쳤으며 마침내 정직원이 됐다. 양 씨는 “장애가 있다고 먼저 포기하는 것보다 매사에 도전하는 마음가짐이 보탬이 된 것 같다”며 “앞으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장애인들에게 작은 기부라도 할 계획”이라고 소박한 포부를 밝혔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