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이사람/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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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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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고고학자 어린이들 다양한 꿈 심어주고 싶었죠”

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구석기 문화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구석기 문화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북에서는 세계의 많은 학자가 인정한 다양한 구석기 문화유적이 발굴됐습니다. 인류 조상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유적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죠.” 6일 오후 2시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개신동 충북대 내 박물관 2층 미디어실. 30여 명의 초등학생과 학부모 앞에서 한 노(老)학자가 마이크를 잡고 열띤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강의를 하고 있는 사람은 세계적인 구석기 학자인 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70·충북대 명예교수). 이 이사장은 이날부터 한 달 동안 매주 목요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박물관과 함께하는 구석기시대 여행’의 강의와 진행을 맡고 있다.

이 이사장은 한국의 선사시대 고고학을 이끈 학자다.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청원 두루봉 동굴 구석기 유적 발굴, 세계 최고 볍씨로 평가받는 청원 소로리 볍씨 발굴,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한국의 대표적인 구석기 유적으로 전시되고 있는 단양 수양개의 슴베찌르개 발굴 등 선사 고고학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쌓았다.

“평생을 강의실과 유적발굴 현장에서 지냈습니다. 2007년 정년으로 강단을 떠난 뒤 내 지식을 나눌 방법을 찾다가 ‘미래의 고고학자’인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죠.” 이 이사장은 우연히 바이올리니스트인 김남윤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가 방학 때마다 전국을 돌며 공연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지식 나눔’에 관심을 갖게 됐고 지난해 처음 실천에 옮겼다. 지난해 ‘2010 대충청 방문의 해’를 맞아 ‘이융조와 함께 떠나는 선사유적 탐방’이라는 프로그램을 5개월 진행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쉽고 재미있는 설명에 강의마다 학생들이 북적댔다. 강단을 떠났지만 이 이사장은 왕성한 학술 연구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제15회 수양개와 그 이웃들’과 ‘제3회 아시아 구석기 학회’ 등 두 번의 국제학술회의와 두 번의 구석기시대 관련 특별전을 진행했다. 이처럼 빠듯한 일정에도 초등생들과 만나는 시간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대학생 상대의 강의보다 준비에 더 정성을 쏟는다. 혹시라도 어려운 용어 때문에 아이들이 싫증을 느낄까 걱정해서다. 이 이사장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아이들에게 다양한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지식 나눔’을 앞으로도 꾸준히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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