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건 성향의 장석웅 신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취임 이후 농성·집회 위주 투쟁에서 수업·학교 개혁에 집중하는 노선 전환을 선언해 주목을 받고 있다. 11일 열린 제10회 전교조 참교육실천대회 문건에 따르면 전교조의 학교 개혁은 조합원의 교장 진출 확대와 혁신학교 모델 확산을 주목표로 하는 ‘새로운 학교 운동’으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는 새로운 학교 운동을 주도할 내부 조직인 ‘새로운 학교 네트워크(새학교넷)’ 창립을 준비하고 있다. 새학교넷은 전교조 내 온건 계열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으며 장 위원장도 운영위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이들은 경쟁에서 탈피한 새로운 학교를 만들자는 목표로 수업은 물론 학교운영체제까지 바꾸자는 과제를 설정했다.
문건에서는 새로운 학교 운동의 주요 과제로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를 통한 전교조 조합원의 교장 진출을 언급하고 있다. 2007년부터 시범 실시된 교장공모제를 통해 전교조 조합원은 6개 시도 15개 학교에서 교장으로 진출했다. 그러나 전교조는 “호남권과 경기, 충남, 경남에서만 진출할 수 있었다. 기득권 세력의 견제와 방해가 심했고 전교조의 조직적 노력도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교과부가 추진하는 교장공모제 법제화는 공모를 교장 자격을 가진 자에 한정하고 내부형을 봉쇄하는 내용”이라며 “내부형 공모제를 살려내기 위한 대국민 여론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전교조는 조합원이 교장으로 진출한 학교를 학교개혁 거점학교로 삼고 활동가를 결집해 새로운 학교 모델을 전파할 계획이다.
전교조가 이처럼 학교 개혁에 무게를 싣는 이유는 안팎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을 타파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교조는 안으로는 매년 감소하고 있는 조합원 수를 유지해야 하는 난제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조합원들조차 외면하는 거대 담론 대신 교사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학교 개혁 운동을 내세워 새로운 운동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밖으로는 전교조가 투쟁 노선을 걷는 동안 국민적 지지를 잃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궁지에 몰린 상황을 벗어나려는 목적도 있다. 전교조는 이를 위해 창립 초기 지지를 받았던 ‘참교육’을 다시 외치면서 국민적 신뢰를 얻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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