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부터 서울 중랑구 중화동에 장난감 대여센터를 마련한 중랑구. 이용 회원이 1500명을 넘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자 최근 중랑구는 면목동에 2호점을 차렸다. 사진 제공 중랑구
지난달 말 서울 중랑구 중화2동 옛 주민센터 앞. 11개월 된 아이와 손잡고 나타난 주부 김주희 씨(27)가 주민센터로 들어갔다. “뽀로로 어디 있어요?”라며 인기 캐릭터 ‘뽀로로’ 그림이 그려진 장난감부터 찾는 김 씨. 그러나 뽀로로 장난감이 놓여 있어야 할 곳은 거의 대부분 텅 비어 있다. 1600개의 장난감 중 뽀로로 시리즈 장난감은 단연 최고의 인기. 김 씨는 “장난감 빌리는 것도 ‘전쟁’”이라며 웃었다.
김 씨가 찾은 이곳은 최근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관한 중랑구 장난감대여점이다. 33m²(약 10평) 남짓한 이 공간은 중랑구사회복지협의회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회원이 되면 1년에 1만 원만 내면 수시로 장난감을 이용할 수 있다. 김 씨와 함께 이곳을 찾은 주부 심상미 씨(32)도 “처음엔 낯설었지만 많게는 수십만 원 수준의 애들 장난감을 일일이 다 사는 것보다 빌리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심 씨는 “장난감 구입비를 아껴 동화책을 사주고 있다”고 말했다.
중화동 장난감 대여센터 이용자는 지난해 12월 현재 1544명을 넘었다. 반응이 좋자 중랑구는 최근 면목동에 장난감 대여센터 2호점을 열었다. 이희구 중랑구사회복지협의회 소장은 “이곳의 경쟁력은 중고 장난감을 수거해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장난감 제조업체와 직접 계약해 새 제품을 들여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난감 대여센터는 2001년 서울시가 중구 을지로입구역 내에 세운 ‘서울 녹색 장난감 도서관’이 시초다. 이후 각 구가 ‘영유아센터’ ‘주민복지관’ 등 복합문화센터 내에서 장난감 대여 서비스를 선보였다. 호응이 잇따르자 최근에는 아예 장난감 대여만을 전문으로 하는 매장이나 센터를 자치구에서 세우고 있다. 금천구의 ‘장난감 나라’, 구로구의 ‘아이랑토이랑’, 용산구 ‘아이노리 장난감 나라’ 등이 대표적이다. 준회원은 1회에 장난감 1점, 정회원이 되면 한 번에 2점씩 빌려주는 등 저마다 엄격한 운영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자치구들이 ‘차별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구로구는 차상위계층 6명과 기초수급자 10명을 대여점 운영에 참여시키는 등 ‘자활 사업’으로 이용하고 있다. 강동구 성내동에 들어선 강동구 ‘동동레코텍’은 회원이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택배로 장난감을 보내주는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장난감 대여 서비스는 자치구가 주민들에게 선보이는 일종의 ‘마케팅’인 셈. 중랑구 관계자는 “대부분 안 쓰는 공간을 개조해 터를 마련하고 저렴한 값으로 장난감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며 “특히 신혼부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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