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사랑의 ‘연탄 기부’ 광주 10여개교로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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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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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산고 8년째 선행 눈길

광주 석산고 학부모봉사단 구명숙 회장(왼쪽)과 문명호 교사(가운데), 김혜정 전 회장
이 19일 사랑의 연탄 배달을 한 뒤 모임을 갖고 있다. 이형주 기자 eneye09@donga.com
광주 석산고 학부모봉사단 구명숙 회장(왼쪽)과 문명호 교사(가운데), 김혜정 전 회장 이 19일 사랑의 연탄 배달을 한 뒤 모임을 갖고 있다. 이형주 기자 eneye09@donga.com
19일 오후 광주 남구 월산동 143. 광주의 대표적 달동네 중 한 곳으로 구불구불한 좁은 골목길이 이어져 있다. 광주 석산고 학생과 졸업생, 학부모, 교사 등 85명이 골목길에 두 줄로 늘어서 연탄을 날랐다. 학생들은 “연탄이 이렇게 생겼구나. 생각보다 무겁다”는 반응을 보이며 신기해했다. 이들은 이날 김모 할머니(81) 등 홀몸노인 5가구에 연탄 1000장을 전달했다. 또 26일에는 석산고 1, 2학년 기숙사 학생들이 연탄을 배달하는 등 올겨울 홀몸노인 10가구에 연탄 3600장을 기부하기로 했다. 연탄 값은 학생들이 용돈을 한푼 두푼 모아 마련한 것이다. 석산고는 2002년부터 해마다 사랑의 연탄배달을 해오고 있다. 학생들은 한 달에 4시간씩 소외계층과 함께 실질적인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해가 갈수록 ‘소년소녀가장 돕기 몰래 산타’ 활동을 비롯해 캄보디아 사랑의 샘 파기 비용 전달 등 프로그램도 다채로워지고 있다. 학생들은 봉사활동을 위해 매달 5000원에서 1만 원씩 용돈을 모은다. 문명호 교사(58)는 “학생들은 1학년 때는 봉사활동을 힘들어하지만 3학년이 되면 봉사의 기쁨을 알게 된다”며 “연말이 되면 선후배들이 함께 연탄을 나르는 것이 하나의 전통이 됐다”고 말했다.

김혜정 전 학부모봉사단 회장(49)은 석산고를 졸업한 뒤 대학생이 된 아들(20)과 함께 여전히 연탄 기부에 참여하고 있다. 석산고의 연탄 봉사 바이러스는 광주지역 사립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홍점순 광주 남구자원봉사센터 조직협력팀장(49) 등은 “지역 소외계층 연탄 기부에 학생들이 큰 몫을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현재 광주지역 초중고교 10여 곳에서 용돈을 모아 연탄을 구입한 뒤 소외계층에 배달해 주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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