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강남족도 몰린다, 강서패션 아웃렛

  • Array
  • 입력 2010년 12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 김포공항-구로-금천 ‘아웃렛 밸리’ 인기

김포공항으로 대표되던 강서, 디지털단지로 유명한 구로와 금천 등에 최근 유명 브랜드의 아웃렛 매장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패션 메카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4월 강서구 등촌동에 새로 생긴 아름다운 아울렛은 9호선 가양역과 연결돼 강남 손님들까지 끌어 들이고 있다. 사진 제공 강서구
김포공항으로 대표되던 강서, 디지털단지로 유명한 구로와 금천 등에 최근 유명 브랜드의 아웃렛 매장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패션 메카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4월 강서구 등촌동에 새로 생긴 아름다운 아울렛은 9호선 가양역과 연결돼 강남 손님들까지 끌어 들이고 있다. 사진 제공 강서구
11일 오후 2시 서울 강서구 등촌동 서울지하철 9호선 가양역 10번 출구 앞. 이곳에 패션 마케터 허윤재 씨(32)가 나타났다. 캐주얼 및 중저가 브랜드 위주의 편집 매장을 준비 중인 그는 최근 주말만 되면 이곳에 위치한 ‘아름다운 아울렛’에 들러 시장조사를 한다. 아름다운 아울렛은 올해 초 새로 생긴 곳. 230개 이상의 많은 브랜드가 입점해 있음에도 ‘50∼70% 세일’이라는 문구나 “골라골라”를 외치며 호객 행위를 하는 요란한 상인은 없었다. 매장 내에서는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흘렀다. ‘아웃렛=시끄러운 곳’ 이미지 대신 백화점을 방불케 했다.

1시간쯤 매장을 둘러본 그는 다시 9호선을 타고 김포공항역에 내려 국제선 건물에 있는 ‘김포공항 아울렛’으로 향했다. 이곳은 주말 평균 10만 명 정도의 손님이 다녀가는 강서 대표 아웃렛 매장이다. 허 씨는 “9호선 개통 이후 한 시즌 지난 옷을 싸게 사려는 강남 멋쟁이들이 강서 아웃렛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 동대문에 맞서는 강서 아웃렛타운

김포공항으로 대표되던 강서, 디지털단지로 유명한 구로와 금천. 서울의 서쪽 끝에 위치한 이들 지역에 최근 유명 브랜드의 아웃렛 매장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주목받고 있다. ‘마리오 아울렛’ ‘W몰’로 대표되는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를 비롯해 강서구 방화동 김포공항 아울렛, 강서구 등촌동 아름다운 아울렛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해 9호선 개통과 함께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9호선 급행열차로 강남에서 강서는 20분 내외로 걸릴 정도로 매우 가까워졌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곳은 김포공항 아울렛. 서울 중심가와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지난해 연매출 1000억 원을 넘겼다. 국내 손님 외에 일본, 중국 등 김포공항으로 입국하는 해외 관광객도 매출 성장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으로 아웃렛 매장 하나 없던 가양역 앞에도 올해 초 아름다운 아울렛이 생겼다. 최근에는 LG패션이 스포츠 멀티숍 브랜드 인터스포츠와 함께 손을 잡고 구로에 체험형 스포츠 전문매장을 냈다. 내년 초에는 강서구 발산동 인근에 이랜드 계열사의 아웃렛 매장도 들어선다.

강서 지역 아웃렛 클러스터의 중심은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패션타운. 마리오 아울렛, W몰, 한섬 팩토리, 패션 아일랜드 등 대형 아웃렛 매장만 10곳이 넘는다. 이곳에 입점한 브랜드만 현재 853곳이다. 이곳을 들르는 전국의 손님은 평일 평균 7만∼10만, 주말엔 20만 명이 넘는다.

○ 아웃렛 패션타운 육성 방안도

강서-구로-금천을 잇는 거대한 패션 아웃렛 클러스터는 대부분 자생적으로 만들어졌다. 구로구 관계자는 “과거 경공업 지대였던 이곳의 땅값은 3.3m²(1평)당 700만∼800만 원 수준으로 강남, 송파 등의 절반도 안 돼 대기업 계열사를 비롯한 유명 패션 브랜드가 너도나도 입점하려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강서 아웃렛 패션타운은 의미 있는 곳처럼 여겨진다. 아웃렛 매장들 스스로도 경쟁력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주로 6개월 혹은 1년 전 이월상품을 40∼70% 싸게 판매하지만 최근에는 신상품도 10∼30% 싸게 파는 곳이 적지 않다. 마리오 아울렛이나 W몰에서는 코치, 바바리 같은 명품 브랜드의 잡화도 팔기 시작했다. ‘할인매장’이 주는 저렴한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백화점 못지않은 ‘고급화’ 전략을 세우는 모습이다.

인기가 높아지다 보니 전에 없던 패션 아웃렛 클러스터 육성책을 준비 중인 자치구도 생겨났다. 금천구는 서울과학기술대와 함께 정보기술(IT)과 패션을 한데 묶은 신개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정재근 금천구청 지역경제과 지역지원팀 팀장은 “내년 지식경제부가 실시하는 ‘지역연고산업육성사업’에 신청해 본격적으로 아웃렛 패션타운을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