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문화나눔 실천, 노년이 행복해요”

부산남구문화원 ‘실버나눔이’ 장애인시설 등 찾아 연주봉사

부산남구문화원 소속 ‘실버나눔이 봉사단’이 지난달 26일 남구 대연동 구세군부산요양원에서 찾아가는 봉사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 제공 부산남구문화원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건강하세요.’

3일 오후 부산 남구 대연동 남구장애인복지관. 부산남구문화원에 소속된 찾아가는 문화봉사단 ‘실버나눔이’가 공연장에 내건 현수막이다. 봉사단원 20여 명은 새로운 연주기법을 손수 배워 자신들보다 나이가 훨씬 어린 장애인들을 위한 연주봉사로 땀을 흘렸다.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 200여 명은 1시간 반에 걸친 공연에도 불편한 몸을 꼼짝 않고 많은 박수를 보냈다. 이날 오카리나 연주를 한 이귀숙 씨(56)는 “무엇이든 어려운 이웃과 나눌 수 있다는 게 큰 기쁨인 것 같다”며 “연주하고, 박수치고 함께 웃으면서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과 건강한 여가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실버봉사단은 평소 재능을 갈고닦아온 어르신들이 의기투합해 10월 25일 창단했다. 지난해 부산남구문화원에서 ‘어르신문화학교’를 개설할 당시 만든 ‘실버통기타앙상블’이 모태다. 남구실버통기타앙상블은 지난해 9월 9일 서울 홍익대 앞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나이 없는 날’ 행사에서 젊은 대학생들과 소통하는 공연으로 큰 호응을 얻기도 한 실력파. 회원이 6명에 불과했지만 창단 첫해에 8회, 올해도 2회에 걸쳐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봉사공연을 펼쳤다.

횟수를 더할수록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이 아쉬웠다. 문화원에는 32개 문화강좌에, 600여 명이 수강 중이어서 통기타앙상블 공연을 다양화할 수 있는 자원이 풍부했다. 이들로부터 자원봉사 참여 의사를 들은 결과 한국무용반 3명, 오카리나반 6명, 다도와 예절반 5명 등 20여 명이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나이는 대부분 60세 이상이었지만 기타와 오카리나, 전통 춤사위 협연을 통해 다채로운 예술 공연으로 봉사를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 이름은 ‘실버나눔이’로 하고 소외된 이웃과 사회복지시설, 장애인시설 등에 직접 찾아가 봉사공연을 하기로 운영방침을 정했다.

봉사단은 지난달 26일 남구 대연3동 구세군부산요양원에서 자신들보다 나이 많은 70여 명의 어르신 앞에서 멋진 공연봉사를 펼쳤다. 9일에는 남구노인복지관에서 하모니와 춤사위를 선사한다. 실버통기타앙상블 윤정욱 회장(64)은 “우리는 연주하고, 관객들은 즐길 수 있어 결국 노인들이 누리는 기쁨은 두 배다”라며 “연주봉사는 나이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