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배 이상 흑자 남긴 광저우 대회 막 내려… 바통 이어받은 2014년 인천대회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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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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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다 질”… 감동 대회로 승부수

27일 폐막한 중국 광저우(廣州) 아시아경기는 올림픽에 뒤지지 않는 화려한 개회식과 폐막식 공연, 2012년 런던 올림픽보다 많은 20조4000억 원의 예산 투자, 흑자 마케팅 등으로 성공한 대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국굴기(大國굴起·큰 나라로 우뚝 섬)’를 내세우는 중국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한 대회였다.

2014년 차기 아시아경기 개최 도시인 인천은 광저우의 위용에 큰 압박감을 느끼지만 차분하게 준비하기로 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대회기(旗) 인수 직후 “물량 공세보다 감동과 배려가 담긴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 광저우에서의 숨 막히는 물밑 협상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인천시는 광저우 대회 폐막일 직전까지 마케팅 지출액, 2013년에 치를 실내아시아경기 종목 수 등 현안을 놓고 신경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협상조건은 극비사항이어서 올해 말에 최종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인천은 광저우보다 약간 낮은 수준의 마케팅 수익금을 제시하는 대신 2013년 실내아시아경기 종목과 경기 수를 최대한 줄였다는 후문이다.

광저우 시는 7000만 달러의 마케팅 수익금을 OCA에 보장하는 조건으로 이번 대회를 유치해 4배 이상의 흑자를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OCA는 광저우 대회를 성공 사례로 꼽고 있다. 중국은 20년 만에 대륙에서 치른 이번 아시아경기를 도시개발의 촉매제로 톡톡히 활용했다. 각종 세제 지원으로 세계 최고속도의 고속철도 개통(광저우∼우한), 광저우 시내 전철 6개 노선 확충, 광저우 랜드마크 초고층 빌딩(107층) 신축 등 도시기반 시설을 대거 건설했다. 또 아시아경기 선수촌체육관, 황푸스포츠센터 등 경기시설을 지어 50여 개 경기장에서 42개 종목을 치를 수 있었다.

○ IT 접목한 내실 있는 대회로

송영길 인천시장이 27일 중국 광저우 주장(珠江) 강 하이신사(海心沙) 섬에서 열린 제16회 광저우 아시아경기 폐막식장에서 대회기를 넘겨받았다. 이어 29일 이대회기를 인천시청에 안치하는 기념식을 가졌다. 사진 제공 인천시
송영길 인천시장이 27일 중국 광저우 주장(珠江) 강 하이신사(海心沙) 섬에서 열린 제16회 광저우 아시아경기 폐막식장에서 대회기를 넘겨받았다. 이어 29일 이대회기를 인천시청에 안치하는 기념식을 가졌다. 사진 제공 인천시
인천에서 열리는 2014년 아시아경기의 경기종목은 광저우의 42개보다 7개 줄어든 35개다. OCA가 한국의 금메달 효자 종목인 볼링을 퇴출하고 가라테, 크리켓 등을 유지하기로 해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연택 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 위원장은 “기존 시설과 IT 등을 최대한 활용해 2014년 대회를 양보다 질적으로 수준 높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경기장 건설 등 난관이 많아 광저우와 같은 국가적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민자를 유치해 짓기로 한 주경기장이 건설업체의 투자 포기로 인천시 재정으로 건설해야 한다. 인천 서구 연희동 62만2810m²(약 18만8000평)에 들어설 주경기장 건설비는 4899억 원. 시는 국비 30% 지원을 요청해 타당성 재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인천시도 광저우와 같은 대규모 선수촌과 미디어촌을 주경기장 주변에 신축할 방침이었지만 재정난으로 설계 단계에서 중단한 상태다. 선수촌과 미디어촌 건설에 투입되는 사업비만 1조8100억 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학경기장 인근 남동구 구월보금자리 주택 4500채를 선수촌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시행하고 있는 구월보금자리 주택의 입주 예정일이 2015년 말경이어서 조기에 건설하면 임시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광저우=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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