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듣기평가 지문’ 일부 고사장서 재방송 소동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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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시험장 이모저모… 응원부대 ‘명당경쟁’도 치열

18일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는 시험 진행이 원만하지 못하거나 수험생들이 휴대전화를 소지하는 등의 규정 위반으로 무효처리되기도 했다.

서울 성북구 석관동 석관고에서는 1교시 언어영역 듣기평가 시간에 학교 관계자의 조작 실수로 1번과 2번 문항 지문 순서가 바뀌어 방송되는 사고가 났다.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1교시 종료 시각인 오전 10시에 5분간 추가 시간을 주고 지문 순서대로 문제를 한 번 더 들려줬다.

시험장에 휴대할 수 없는 전자제품을 들고 들어갔다 적발돼 퇴실 조치된 학생도 있었다. 인천 인천여고에서는 2교시가 끝날 때까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던 두 여학생이 다른 수험생의 신고로 적발돼 시험이 무효 처리됐다. 대전 호수돈여고에서도 한 여학생이 휴대전화를 반납하지 않고 있다가 점심시간에 퇴실조치됐다. 대전 서구 동방고에서는 남학생 1명이 언어 듣기 시험시간에 진동이 울리는 바람에 그 자리에서 쫓겨났다. 부산에서는 MP3플레이어를 시험 시작 때까지 반납하지 않은 학생이 퇴실조치 처분을 받았다.

지각생도 어김없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8시 35분경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경찰차 한 대가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여고 교문으로 들어왔다. 한 여학생이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인근에서 길을 헤매고 있자 급히 순찰차에 태워 데려온 것. 서울 중구 퇴계로에서 다급히 112에 신고한 한 남학생은 경찰 오토바이에 몸을 싣고 20분 만에 고사장인 관악구 삼성동 광신고까지 무사히 갈 수 있었다. 시계 등 일부 준비물을 미처 챙겨오지 못한 학생들은 교문 앞에서 애타게 부모님을 기다리거나 눈물을 훔치며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시험장 입구에서는 후배들과 학부모들이 수험생들을 위한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 계동 중앙고 앞에는 오전 2시 반부터 서울과학고와 배문고, 환일고, 성동고 등 응원 나온 학생들 간에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신경전이 펼쳐졌다. 환일고 학생들은 “범죄신고는 112, 수능등급은 111”이라는 이색 플래카드를 들고 선배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수험생들이 등장할 때마다 꽹과리를 치며 열띤 응원 세리머니를 펼쳤다.

학부모들은 이날 수험생들이 입실을 마친 뒤에도 교문 앞에서 서성이며 애타는 표정이었다. 여의도여고에 재수생 딸을 들여보낸 고진광 씨(55)는 “아이가 올해는 꼭 본인이 희망하는 언론정보학과에 갈 성적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1교시가 끝날 때까지 딸을 위해 기도하며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동영상=입시한파도 물러낸 2011 수능 시험날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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