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GBC 곧 공사 재개, 탄천까지 보행로 연결

  • 동아일보

54층 3개동 2031년 준공 목표
서울시, 1월까지 협약 끝낼 방침
4층 높이 필로티로 보행자 편의
공공기여금은 2조원 안팎될 듯

GBC 54층 3개동 개발계획안.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GBC 54층 3개동 개발계획안.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개발계획 변경을 놓고 공전을 거듭하던 현대자동차그룹 통합 사옥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가 2031년 말 준공을 목표로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재추진된다. 코엑스, 삼성역을 찾은 일반인이 GBC를 통과해 탄천까지 녹지 공간을 즐기며 걸어갈 수 있도록 공공성을 강화하는 조건이다.

10년 전부터 거론된 105층(561m) 랜드마크 건축계획은 54층(242m) 3개 동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여 금액은 기존 1조7491억 원에서 일부 조정한 2조 원 안팎에서 결정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인근 옛 한국전력공사 본사 땅에서 추진되는 GBC 사업은 2020년 5월 착공했지만 최근까지 공정률이 한 자릿수 수준에 머물러 있다.

● “보행자 위해 4층 높이 필로티 짓겠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오세훈 서울시장은 GBC 설계를 총괄하는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 대표인 건축가 노먼 포스터(90)에게 GBC 디자인 설명을 들었다. 노먼 포스터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건축가다. 대표작으로는 애플 본사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 오이 피클 모양(gherkin)을 닮아 ‘거킨 빌딩’이라 불리는 영국 런던 ‘30 세인트 메리 액스’ 등이 있다.

이날 논의에는 코엑스, 삼성역에서 GBC를 거쳐 탄천으로 자연스럽게 걸어서 이동할 수 있도록 공공성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올해 2월 현대차는 해당 땅에 기존의 초고층 랜드마크 대신 54층 높이 건물 3개 동을 짓겠다는 건축계획을 제출했다. 그런데 이 중 중간의 건물 1개 동이 탄천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그간 현대차는 문제가 된 건물 저층부를 필로티(벽이 없고 기둥만 있는 구조)로 지어 보완하겠다고 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건물 하부를 통과할 수 있는 필로티 공간이 기존에는 1곳이었다면 이를 3곳으로 늘리고 높이도 일반 건물 4층 수준으로 하는 것으로 논의가 진행됐다”며 “보행자 수준에서 바라봤을 때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다고 느끼는지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설계업체 임원은 “GBC 가운데에 은행나무 숲을 조성해 코엑스와 GBC 사이 영동대로 상부에 조성하는 녹지광장과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며 “GBC는 노먼 포스터 유작(遺作)이 될 수 있어 관광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서울시, 내년 1월까지 협약 마칠 계획

GBC는 옛 한전 본사 일대 7만9341㎡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2020년 5월 착공했지만 흙막이 등 기초 공사만 진행해 현 공정은 4.94%에 그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105층 건물 대신 높이를 낮춘 건물 여러 개를 짓는 방안으로 계획 변경을 추진해 왔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공사비가 급격하게 늘었고, 초고층 건축 비용이 동일 면적 건물 대비 1.5배 높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개발 밀도인 용적률 상한을 기존 250%에서 800%로 높이며 발생하는 개발 이익은 코엑스와 잠실종합운동장까지 포괄하는 이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에 공공기여금으로 투입된다. 공공기여금을 놓고도 2016년 5월 기준으로 1조7491억 원으로 매겨진 만큼 현시점에서 재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법적 근거가 부족해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연장, 호텔 등 일부 민간 시설을 공공기여로 반영했던 것을 제외하면서 최종 공공기여금은 2조 원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추가 협상을 진행해 내년 1월까지 현대차와 공공기여 이행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준공 예정 시점은 2031년 12월이다. 서울시 측은 “협상이 끝나는 대로 구체적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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