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스님 ‘참회’번복 “승적 불태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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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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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원장 퇴진해야” 주장… 봉은사 주지연임 문제인듯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사진)이 7일 법회에서 ‘승적을 불태우겠다’며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의 퇴진을 요구해 마무리되는 듯하던 봉은사 사태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명진 스님은 7일 오전 일요법회에서 “봉은사 직영 전환 문제에 이명박 대통령과 이상득 의원이 개입해 있다”며 “모레(9일) 조계종 총무원을 찾아갈 작정이다. 내 승적을 불태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상수 대표의 ‘좌파 주지’ 운운 당시 자승 총무원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20분간 통화했다.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영포회 불교지부장쯤 되는 자승 총무원장이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명진 스님은 지난달 24일 “조계종 화쟁위원회의 중재안을 받아들여 직영사찰 지정을 받아들이겠다”면서 징계와 관련해서도 “꽃게든 털게든 받겠다”고 수용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명진 스님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와 총무원장 퇴진 요구 발언 등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계종 내에서는 일요법회 뒤 봉은사 신도회 관계자가 ‘스님과 운명을 같이하겠다’며 명진 스님의 재임을 강하게 요구한 점에서 주지 연임 문제가 사태의 핵심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화쟁위 중재안에 따르면 봉은사 후임 주지는 직영사찰로는 처음으로 인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총무원장이 13일까지 임명하도록 되어 있다. 후임 주지로는 부주지이자 명진 스님의 측근인 진화 스님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종단에서 덕망이 높은 스님들 중 논쟁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봉은사 주지로 가려는 스님은 없다”면서 “측근인 진화 스님도 안 된다면 본인이 연임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명진 스님 측은 8일 오전 조계사 앞에서 봉은사 신도회 회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직영사찰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오후에는 봉은사에서 특별법회를 열 예정이어서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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