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교통혁명Ⅱ]조현용 이사장 “2단계, 순수 국내기술로만 건설… 세계수준 노하우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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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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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지역화… 기업물류비용 단축… KTX효과 엄청나
부산신항 배후 철도 개통되면 부산발전 큰 탄력”


《28일 고속철도 ‘경부대동맥’이 완성됐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대구∼부산 128.6km 공사가 마무리돼 다음 달 1일부터 서울∼부산 구간을 새 노선으로 운행하는 것. 경부고속철도는 1989년 5월 건설이 결정됐다. 1992년 6월 천안∼대전 구간에서 첫 삽을 뜬 후 대전·대구 도심구간이 완공되는 2014년까지 22년간 총사업비 20조7282억 원이 투입되는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 2단계 개통에 따라 경부고속철도 전체 운행거리는 423.9km로 1단계 구간보다 14.1km가 늘어났지만 운행시간은 2시간 18분으로 오히려 22분 단축됐다. 특히 경주·울산과 서울의 시간적 거리가 2시간 이내여서 반나절 생활이 가능하게 됐다. 경부고속철도 완공과 저탄소 녹색성장시대 전도사로서 사무실에 잠시 앉을 시간도 없는 한국철도시설공단 조현용 이사장을 만났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개통 의미와 소감은….

“전국을 2시간대로 연결하는 ‘고속철도 시대’ 개막으로 생활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탈지역화 현상, 기업의 물류비용 절감과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경제 활성화 등이 그것이다. 외국 기술에 의존해 건설한 1단계와는 달리 2단계는 순수 국내기술로 건설함으로써 우리 철도기술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1992년에 땅 한 평 없이 시작한 사업이 장장 19년간 우여곡절 끝에 유종의 미를 거둬 감개무량하다. 그동안 관심과 애정, 질타와 격려를 보내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안전운행을 위한 조치와 노력은….

“개통에 앞서 경부고속철 2단계 대구∼부산 구간 궤도, 전차선, 시설물 점검, 종합시험운행, 열차운행계획, 연계교통망 구축 등 총 12개 분야 35개 단위 분야별로 철저히 점검을 마쳤다. 6월부터 9월 말까지 시험운행을 통해 KTX 열차 운행속도를 시속 60km부터 320km까지 7단계로 늘리면서 궤도 안전성 등을 분석했다. 운행 중 신호·통신 등 인터페이스 시험도 병행했다. 이달 한 달간은 실제로 승객을 태운 상황에서 영업시운전을 하고 있다. 믿고 타셔도 될 만큼 충분히 안전한 고속철도를 만들었다.”

―경부고속철 2단계 공사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기술자들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콘크리트 궤도공사.
기술자들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콘크리트 궤도공사.
“천성산을 관통하는 원효터널 공사 시 환경단체와의 갈등이 아닐까 싶다. 6개월간 공사가 중지돼 공기에 쫓겼다. 공단 임직원과 시공사가 휴일 없는 철야작업으로 공기를 채웠고, 성공적으로 공사를 끝냈다. 친환경 철도건설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서울∼부산의 시간 거리가 좁혀지면서 지역발전, 산업영향 등 큰 변화가 예상되는데….

“경부고속철 개통 후 예견되는 현상은 소위 ‘빨대효과’라고 모두 지적하고 있다. 모든 것이 서울에 집중돼 지방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는 이런 현상을 막고 지방을 균형 있게 발전시킨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 전국을 하나의 거대도시로 묶어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미래 녹색국토 구현을 위한 KTX고속철망 구축전략’이 그중 하나다. 크게 보면 5+2 광역경제권별 특성화 발전 전략도 포함된다. 부산·울산권은 항만물류, 조선해양, 관광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부산신항 배후철도까지 개통되면 부산 발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 철도건설 사업 진행상황과 계획은….

“동해남부선 부산∼울산 복선전철은 2003년에 착공해 2015년 완공 계획으로 현재 공정이 28.2%다. 경전선 삼랑진∼진주 복선전철은 올해 말에 우선 삼랑진∼마산 구간을 개통할 예정이며, 나머지 구간은 2012년에 개통할 계획이다. 부산신항 배후철도는 2011년 완공 계획인데 먼저 올해 말 삼랑진∼녹산 구간을 비전철(非電鐵)로 개통한다. 지선과 간선 역할을 하는 도시철도와의 연계도 중요한 부분이다. 부산∼울산 복선전철의 경우 도시철도 1호선은 교대역에서, 도시철도 2호선은 우동역에서, 도시철도 3호선은 남문구역에서 환승이 가능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부산∼마산 복선전철 사업은 경부선 사상역에서 환승해 경전철로 김해공항과 연계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경부고속철 기·종점인 부산역 건너편에는 ‘부산항 북항재개발사업’이 한창인데, 부산역과 선로로 도심 단절 현상이 예견되면서 KTX 부산역을 지하화하자는 주장이 많다….

“이 안에 대해 부산시가 2007년 건의해 연구용역을 한 결과 사업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KTX는 부산역에 지상으로 존치하고, 일반철도는 부전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최적 안으로 제시됐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에서 일반철도 부전역 이전 방안에 대한 예비 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이다. 아 방안이 추진되면 부산역 조차시설 용지 10만6800m²(약 3만2000평)를 활용해 북항재개발 지역과 원도심을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시대를 맞아 앞으로 철도의 역할이 더욱 커질 텐데….

“호남고속철과 수도권고속철을 적기에 완공해 X축 고속철도망을 완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이어 경전선, 동해선 등을 계획대로 추진해 ‘ㅁ’자 철도망도 하루빨리 구축해 나가겠다. 아울러 중국을 비롯해 카메룬, 방글라데시, 브라질, 미국, 몽골 등 해외 철도시장에도 적극 진출해 철도강국으로서 위상을 높여나가겠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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