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상, 음악교사들에 억대 리베이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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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초중고 60여 곳 수사… 조사 예정 교사 목매 숨져

악기상과 초중고교 교사들이 학교의 악기 구입 및 수리와 관련해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음악교사들에게 1억 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뇌물 공여 등)로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악기 판매·수리점을 운영하는 양모 씨(48)를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 씨는 2005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학교에 악기를 공급하거나 수리해 주면서 받은 대금 일부를 178차례에 걸쳐 해당 학교 교사들에게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양 씨는 악기 구입 및 수리 대금을 받은 뒤 10∼20%를 일주일 이내에 교사들에게 주거나 관악부 후원금 명목으로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양 씨의 통장 입출금 명세를 근거로 양 씨와 거래한 교사들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양 씨와 거래한 200여 개교를 우선 조사했다”며 “1회성 거래에 그친 학교를 제외하고 지속적 관계를 유지해온 60여 개교 교사를 대상으로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사건에 연루된 강원 춘천시 모 고교 교사 천모 씨(48)가 26일 오후 5시경 학교 재활용 창고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동료 교사가 발견했다. 경찰은 천 씨가 25일 오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천 씨는 21일 경찰에 출두해 자필진술서를 작성한 데 이어 25일 참고인 조사가 예정돼 있었다. 경찰 측은 “천 교사는 입건 대상이 아니고, 자필진술서 작성 과정에서 강압적인 요소는 없었다”고 밝혔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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