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이사람/‘묵자’ 첫 완역판 낸 기세춘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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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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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 5년되면 인터넷 무료 공개”동양고전 해석 ‘지식나눔’ 나서

“나를 비롯한 모든 번역자를 심판대에 올려놓고 싶다.” 국내 최초의 ‘묵자’ 완역판 등 많은 고전해설서를 낸 묵점 기세춘 선생(76·사진)은 저서에 자신과 다른 학자의 번역문을 나란히 싣는다. 누구든 비교해 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그는 자구 해석에만 매몰되지 않고 고전의 배경이 된 당시의 사회 경제적 상황을 토대로 접근한다. 그래서 노자와 장자의 사상도 신선사상이라는 기존 해석과 달리 민중저항 사상이라고 말한다.

“기존 동양고전 해석은 모두 오역”이라고 주장하는 기 선생의 거침없고 독특한 고전 강설의 마니아는 전국적으로 많다. 그래서인지 그가 대전에 자리 잡아 올해 1월 ‘묵자학회’(회장 김조년 한남대 교수)의 창설을 주도하고 본격 고전강좌를 열자 열성팬들이 찾아들기 시작했다. 묵자학회 주관으로 열리는 기 선생의 ‘공자’ 강의(4∼6월)에는 30명, ‘노자·장자’ 강의(7∼9월)에는 35명이 등록해 공부를 마쳤다. 일회성 무료 특강과는 달리 매주 한 번씩 10회로 나뉘어 열리는 데다 유료(10강에 10만 원)인 강좌치고는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 학회 관계자들의 말이다. 강좌에는 교수 교사 목사 학원장 대학강사 주부 언론인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오고 있다.

기 선생은 ‘동양고전산책’(전2권), ‘성리학개론’(〃), ‘노자’, ‘장자’, ‘묵자’ ‘중국역대 시가선집’(전4권·공역) 등 동양고전 해설서를 10권 이상 출간한 데 이어 최근에는 강의노트를 토대로 ‘논어’를 출간했다.

기 선생은 동양고전에 대한 자신의 지식을 독자 및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기존에 출간한 저서의 출판사 저작권 기한(5년)이 만료되면 그 내용을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는 “우선 그동안 묵자학회에서 강의한 공자와 노자 장자의 강의노트를 묵자학회 카페(cafe.daum.net/motzu) 등에 공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 선생이 묵자의 핵심 사상인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가 확산되길 기대해 마련했다는 묵자 강좌는 11일부터 열린다. 042-489-2130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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