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경위 멱살 잡은건 공무방해”

동아일보 입력 2010-09-18 03:00수정 2010-09-1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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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 2심 유죄… 1심과 다른 점은
지난해 1월 5일 국회 로텐더홀의 현수막을 국회 경위들이 떼어낸 데 대해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박계동 당시 국회 사무총장 집무실의 대형 원탁 테이블에 올라가 발을 구 르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지난해 1월 5일 국회 사무총장실의 대형 원탁 테이블에 올라가 발을 구르며 소란을 피운 민주노동당 강기갑 국회의원의 이른바 ‘공중부양’ 행위 등이 17일의 항소심에서는 유죄 판단이 내려졌다.

결론을 먼저 내려놓고 거기에 꿰맞춘 ‘기교(技巧)사법’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1심의 무죄 판결이 8개월 만에 뒤집힌 것이다. 1심 재판부는 강 의원의 폭력행위의 단초가 됐던 민노당 당직자들의 국회 로텐더홀 점거농성 현장의 현수막 철거 행위가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하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국회 경위들의 적법하지 않은 행위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행동이었기 때문에 죄를 물을 수 없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현수막 철거 행위’가 적법한 직무집행이었다고 달리 판단했다. 국회의장의 질서유지권 발동과 무관한 것이었더라도 그와 별개로 국회청사관리규정에는 국회 청사 안에서 현수막을 부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수막 철거에 항의해 국회 경위과장의 멱살을 잡는 등의 행위는 명백한 ‘폭행’으로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고 봤다.

국회 사무총장실 탁자 위에서 발을 구른 강 의원의 ‘공중부양’ 행위가 박계동 당시 사무총장의 공무를 방해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부분도 뒤집혔다. 1심 재판부는 당시 박 사무총장이 소파에 앉아 신문을 보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기에 직무를 보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국회 내에서 분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신문을 직접 보며 여론의 동향을 파악하는 것도 국회 사무총장의 직무에 포함된다”며 “공무원이 직무집행을 하다 일시적으로 휴식을 취하거나 직무 착수 이전의 준비단계도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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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판결은 공무집행방해가 무죄인 이상 강 의원이 보조탁자를 부순 공용물건손상 행위는 법조 경합관계로 판단해 논란을 빚었다. 한 사람이 여러 법 조항이 적용되는 행위를 저질렀을 때에 다른 죄목(공용물건손상)이 한 가지 죄목(공무집행방해)에 포괄 흡수되는 관계라면 이를 따로 판단해 처벌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보조탁자를 부순 것이 공무집행방해와 경합관계에 있다고 할 수 없고 강 의원이 탁자를 부술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번 항소심 유죄 판결로 지난해 말부터 사회적 논란을 빚었던 형사단독판사들의 ‘편향 판결’ ‘튀는 판결’ 논란은 종식돼 가는 분위기다. 각 지방법원의 1심 형사단독재판부에서 유무죄가 엇갈렸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시국선언 사건은 올해 5월 이후 항소심과 서울중앙지법 재정합의부에서 잇따라 유죄가 선고되면서 대세가 모아진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1심에서 “민노당 관계자들에 대한 차별 기소”라며 무죄나 마찬가지인 ‘공소기각’ 판결을 내려졌던 ‘국회 로텐더홀 점거농성 사건’도 올해 7월 항소심에서는 “민노당만 차별 기소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는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돼 1심에서 다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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