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들, 대학 순위 매기지 말라”

동아일보 입력 2010-09-08 03:00수정 2010-09-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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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8개大 교수협… 공정한 평가 정책 정부에 촉구
“학교 특성-전략 무시… 학생-학부모에 편견 심어줘”
서울 8개 대학 교수협의체 연합회가 일부 언론사가 진행하는 대학평가에 대해 “대학의 특성과 비전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인 기준과 수익용 사업의 일환으로 대학 순위를 매기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연합회는 7일 ‘언론기관의 대학평가, 대학의 건강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언론사들이 서로 다른 기준으로 평가한 점수를 절대화하고 개별 대학의 특성, 비전, 전략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기준으로 전 대학을 평가해 일렬로 대학 순위를 매기고 있다”며 “대학들은 사회적 평가가 무서워 울며 겨자 먹기로 이 평가기준을 쫓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언론사의 평가기준을 모두 쫓아가다 보면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은 물론 대학 본연의 사명과 발전에 심각한 장애가 온다”며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한 대학평가 정책을 수립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연합회는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8개 대학 교수협의회와 교수평의회가 대학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올 5월 결성한 모임이다.

연합회 회장을 맡은 박진배 연세대 교수평의회 회장(전기전자공학과 교수)은 “지난해보다 한 등수만 떨어져도 학생, 학부모, 동문들이 난리가 난다”며 “그러다 보니 총장도 등수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어 대학 내 대학평가 관련 부서를 따로 두고 운영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사를 포함한 민간 평가기관들의 객관성에 대해서도 경계감을 드러냈다. 박 회장은 “대학평가 언론사에 광고비를 내면 유리하게 평가받지 않을까 해서 평가 전에 해당 언론사에 학교 홍보 광고를 싣는 대학도 많다”며 “민간 평가기관들이 이해관계와 수익사업으로부터 자유롭다고 자신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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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언론사의 ‘줄 세우기 식’ 대학평가가 ‘저널리즘적’ 시각으로 편향됐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이 어디에 취업했느냐, 사법시험 행정고시에 얼마나 합격했느냐 같은 대중에 영합하는 기준이 평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며 “이렇게 되면 특정 시험에 강한 특정 학과를 보유한 학교가 좋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공정한 결과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연합회 소속 8개 대학은 성명서 발표에 앞서 학교 측에 이러한 교수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호문혁 서울대 교수협의회 회장은 “총장에게 교수들이 느끼는 언론사 평가의 폐단을 전하고 대책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앞으로 전국 대학들과 연계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차원에서 이 문제를 검토하는 한편 정부가 대학평가 기준을 직접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평가란 현재를 돌아보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자고 하는 것인 만큼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잘하면 되는지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며 “정부나 수익사업과 무관한 기관이 바람직한 대학평가의 모델을 제시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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