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수학동아와 함께하는 수학이야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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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갈수록 줄어드는 버스 추가요금의 비밀

비싸면 투덜거리고 싸면 그저 좋아하던 요금들. 이제 정해진 요금대로 내는 것에 그치지 말자. 수학을 알면 요금의 원리가 보인다. 교통비에는 어떤 수학 원리가 숨어있을까.

○ 택시의 미터기는 미터만 재지 않는다

택시에 오른 중2 수동이는 불안한 기색을 감출 수 없다. 혼자서 택시를 타는 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내 택시가 목적지에 도착하자 택시운전사는 5000원이라고 한다. 그런데 수동이는 2600원만 내고 내리려고 한다. 미터기가 2400원부터 시작하는 걸 다 봤다는 것이다. 수동이는 택시에 기본요금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택시는 처음 2km를 가는 동안 같은 요금을 내야 한다. 서울의 택시 기본요금은 2400원, 그 외 지역은 2200∼2300원이다.

2km를 넘으면 요금은 거리와 시간의 2가지 방식으로 계산한다. 거리요금은 서울을 기준으로 144m를 갈 때마다 100원씩 올라간다. 거리는 바퀴가 회전하는 수를 측정해 계산한다. 타이어의 지름에 원주율(π=3.14)을 곱하면 한 바퀴를 돌 때 택시가 움직이는 거리가 나온다. 만약 타이어의 지름이 62.2cm라면 한 바퀴를 돌 때 195cm를 간다.

한 바퀴의 거리=π×지름=3.14×62.2cm=195cm

거리요금 100원이 올라가려면 144m÷1.95m=약 74바퀴를 움직여야 한다.

길이 막혀 택시가 거의 움직이지 못할 때도 요금은 올라간다. 시간요금이 있기 때문이다. 시간요금은 택시가 시속 15km보다 느리게 움직일 때 35초마다 100원씩 올라간다. 신호등에 걸려 있거나 엉금엉금 기어갈 때에 해당한다.

○ 멀리 갈수록 부담 적은 고속버스

가을이 다가오니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다. 지도를 펴 놓고 가고 싶은 곳을 고르다가 구체적인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돈이 가장 문제인 만큼 교통비부터 비교해 본다. 서울에서 대전까지 일반고속버스 요금은 8700원, 광주는 1만6100원, 부산은 2만900원이다. 이 복잡한 요금체계는 어떤 기준으로 정해진 걸까.

당연히 멀수록 요금은 올라간다. 하지만 여기에는 고속버스만의 독특한 기준이 있다. 멀리 갈수록 추가요금이 줄어드는 것이다. 2008년 10월 정부의 기준에 따르면 일반고속버스는 1∼200km까지 1km당 56.77원으로 계산한다. 201∼400km까지는 50.24원, 401km를 넘으면 45.87원이다.

각 도시까지의 거리를 찾아보니 대전은 153.2km, 광주는 290.8km, 부산은 384.3km다. 대전은 200km를 넘지 않으므로 8697원(153.2km×56.77원=)이다. 십의 자리에서 반올림하면 정확하게 8700원이 나온다. 광주는 200km까지는 56.77원으로 계산하고 그 뒤로는 km당 50.24원을 곱하면 된다.

서울~광주 일반고속버스 요금 계산값=(200km×56.77원)+(90.8km×50.24원)=1만 5916원

원래 비용인 1만6100원에는 고속도로 통행료가 포함돼있다.

최근에는 일반고속버스보다 우등고속버스가 더 자주 다닌다. 우등고속버스는 일반고속버스보다 조금 더 비싸다. 1∼200km까지 km당 82.98원, 201∼400km까지는 76.45원, 401km를 넘으면 69.89원으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대전까지 책정된 우등고속버스 요금은 1만2700원, 광주는 2만3700원, 부산은 3만1100원이다. 거리별 기준에 약간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합하면 계산한 요금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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