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시 디자인정책 “디자인 산업화” “정치적 선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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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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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토론회서 상반 평가

서울시가 개발한 서울색을 입혀 2008년 마포대교 하부에 조성한 공원. 서울의 상징인 해치 문양이 곁들여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서울시가 개발한 서울색을 입혀 2008년 마포대교 하부에 조성한 공원. 서울의 상징인 해치 문양이 곁들여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서울시의 디자인 정책은 세계적 수준의 도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디자인이 개발정책과 뒤섞이고 정치색을 띠고 있어 혼란을 빚고 있다.”

서울시가 역점을 두고 있는 디자인 정책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날카로운 비판이 쏟아진 ‘2010년 디자인서울 시민대토론회’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서울시가 올해 ‘세계디자인수도(WDC)’로 선정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전시행정의 표본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 산업으로 연결되는 디자인

서울시는 디자인 정책을 통해 거리 보행환경을 개선한 것은 물론 가로판매대와 간판 등 공공시설물 디자인을 새로 개발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글씨체와 색상 수준을 높이기 위해 서울서체와 서울색을 개발한 점도 강조한다. 간판은 거리 30곳에서 1만3000여 개가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디자인을 환경 개선 수준에만 적용하지 않고 산업화하는 데도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홍군선 서울시 디자인서울기획관은 “디자인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글씨체와 색을 개발해 지원하고 있다”며 “도시 환경이 개선되면 관광객 증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건립으로 20년 동안 11만3000명을 고용하고 13조1000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환 한양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기조 발제에서 “서울시가 4개 지역에 디자인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만들어 디자인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며 “서울시 지원이 관련 산업 성장에 큰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시가 디자인 제품을 판매하도록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해 161개 회사에서 753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디자인 기업 육성을 위해 서울시는 지난해 158개 관련 기업에 226억 원을 지원해 주는 등 디자인 산업 지원정책이 지속되고 있다.

○ 오 시장 “경제활성화 초점 계속추진”

디자인 평론가 최범 씨는 기조 발제에서 “서울시의 디자인 정책은 오세훈 시장의 정치적 선전용으로 활용된 것이 사실”이라며 “디자인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역할하지 못하고 정책과 시민이 디자인을 떠받드는 게 현 디자인 정책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미경 서울시의원은 “주민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단기간에 정책을 밀어붙여 마찰이 커지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주민을 고려하지 않는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강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기존 디자인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디자인서울 사업들이 경제 활성화와 시민생활 개선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겠다”며 “디자인 관련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에도 실질적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선 4기 동안 추진해온 정책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말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우선 학교 앞 통학로와 야간 귀갓길 등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안전을 강조한 디자인을 도입하기로 했다. 획일적이라는 지적을 받은 간판 정비 사업은 자치구별로 지역의 특성에 맞는 간판과 시설물을 만드는 등 다양성을 고려하기로 했다.

정경원 서울시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은 “다양한 비판과 의견을 수렴하고자 토론회 등 소통 강화를 위한 시민 거버넌스를 구축하면서 디자인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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