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에 대한 투쟁적 입시가 교육파행 원인”

동아일보 입력 2010-09-01 03:00수정 2010-09-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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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교육감 관훈클럽 토론회
“교육계에서 벌어지는 모든 파행의 근본적 원인은 학생을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으로 이끄는 현행 입시제도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사진)은 3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입시제도를 바로잡지 않는 한 사교육 문제와 교육 양극화 등 사회의 우울한 그림자를 걷어낼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곽 교육감은 현재의 평준화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초학력미달자가 지역별로 3.3배까지 차이가 나고, 이른바 ‘물 좋은’ 학교에 가려는 욕구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평준화는 이미 무너졌고 형식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평준화 뒤에 숨어있던 교육 격차를 직시하고 특성화를 통해 상향평준화를 이뤄야 한다”며 “혁신학교도 그와 같은 대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2학기에 준비를 거쳐 내년 1학기에 20곳, 2학기에 20곳의 중학교 중심의 혁신학교를 지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엘리트 교육은 끼리끼리 교육”이라며 반대 의견을 명확히 했다. 그는 “끼리끼리 교육은 민주시민 의식을 심어줄 수 없다. 소수를 위한 수월성보다 모두를 위한 수월성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외고·과학고 등 특목고를 존치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고 “고비용을 치러야 하는 학교를 가지 않도록 보통 학교를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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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부터 시행하는 체벌금지에 대해 그는 “찬반 논쟁으로는 풀릴 수 없다. 오랜 시간 충분한 논의가 있었고 더는 늦춰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곽 교육감은 “체벌 대체 방법은 아이들이 중심이 돼 논의해야 한다”며 “학생들이야말로 체벌을 바로잡을 방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의 정책결정 참여를 위해 학생 의회를 지역별, 학교별로 만들겠다는 의견도 내놨다.

무상급식 시행이 현실에 부닥쳐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곽 교육감은 “무상급식은 보편적 교육복지의 계기가 됐다. 한두 해는 교육청과 지자체가 무리를 해서라도 시행해야 하며 학교급식법을 개정해 국가가 반드시 지원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부 인사 기용에서 진보 성향 인사들만 포진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같은 철학을 갖고 있는 인사를 모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앞으로 합리적 보수, 중도적 입장을 가진 분들도 모시겠다”고 말했다. “선거 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진보단체들의 압박을 받기도 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선순위에서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분들의 의견도 수용해야 한다”면서도 “함께 일하는 초동주체는 나와 의견이 일치하는 분들일 것”이라고 답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이준희 한국일보 논설위원, 김용관 KBS 해설위원, 유병선 경향신문 논설위원, 하준우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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