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하철요금 인상’ 번복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6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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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100~200원 인상 논의중"→"연내 안 올린다"

서울시가 16일 지하철 요금 인상안을 놓고 설명 내용을 번복하는 바람에 시민들에게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11시 열린 '민선5기 재정 건전성 강화 종합대책' 기자설명회에서 "지하철 요금을 연내에 100~200원 올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가 오후에 브리핑을 통해 "장기적으로 검토하는 사안"이라고 말을 바꿨다.

김상범 서울시 경영기획실장은 이날 오전 "지하철 요금을 금년 말까지는 인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에 관한 질문을 받고는 "올해 100~200원을 인상하기 위해 시의회와 얘기하고 있다"고 거듭 확인했다.

서울 지하철 요금은 시의 중기재정계획에 따라 2년마다 100원씩 인상하도록 돼 있지만 작년에는 경제 여건 등을 감안해 동결했다고 배경 설명도 했다.

서울시는 2004년과 2007년 지하철 요금을 100원씩 인상한 바 있다.

서울시는 앞서 배포한 '재정 종합대책' 보도자료에서도 지하철 부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원가보다 낮은 운임'과 '무임운송 비용' 등 구조적 적자요인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단계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지하철 평균 운임이 736원으로 운송원가 1120원의 66%에 불과하고, 작년 무임운송에 따른 손실 규모가 2219억 원에 달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서울시는 그러나 불과 5시간 남짓 뒤인 오후 4시15분 브리핑을 다시 갖고 오전 설명 내용을 번복했다.

김 실장은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의 경영 개선과 관련해 지하철 요금 100~200원 인상이 필요하다고 얘기했을 뿐이지 언제 올린다는 얘기는 아니었다"며 "실무선에서 검토하는 것일 뿐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그는 "지하철 요금 인상은 철도공사와 경기도, 인천시 등 모든 관련 기관과 얘기해야 하므로 절차상으로만 봐도 연내는 어렵다"며 "100원을 올려봐야 수입이 1200억 원밖에 늘지 않는데, 이는 수조 원 규모인 지하철 부채에 비해 상당히 적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도 "지하철 요금 연내 인상 계획이 없다"는 제목의 자료를 배포하고 김 실장의 오전 발언의 파장 진화에 나섰다.

서울시는 자료에서 "지하철 요금 인상은 지하철 양 공사에 대한 구조적 적자요인 해소 차원에서 실무적으로 검토된 바 있으나 서민경제의 어려움 등을 감안해 연내 지하철 요금 인상할 계획이 없으며 방침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지하철 요금 인상에 대한 서울시 입장이 정해지려면 제2부시장과 시장의 결정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직원들조차 "서민 생활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지하철 요금 인상안에 대해 무책임한 발언을 함으로써 많은 시민을 혼란에 빠트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인터넷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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