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위독… 간 기증자 구합니다” 한강다리 현수막 호소 아들 끝내 눈물

  • 동아일보

기증 불발 어머니 결국 숨져

지난달 26일 서울 잠실대교에서 이모 씨가 현수막을 내걸고 어머니에게 간을 기증해 달라며 소리치고 있다. 사진 제공 광진경찰서
지난달 26일 서울 잠실대교에서 이모 씨가 현수막을 내걸고 어머니에게 간을 기증해 달라며 소리치고 있다. 사진 제공 광진경찰서
급성 간부전에 걸린 어머니를 위해 간 기증자를 구한다며 한강 다리에 현수막을 걸고 호소했던 30대 남성의 어머니가 끝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 7월 27일자 A15면 참조
서울 잠실대교서 애타는 현수막 호소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서울 잠실대교 중간 인도에서 ‘어머니가 위독합니다. O형 간 기증자를 구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걸고 장기를 기증해달라고 호소하다 출동한 경관에게 부엌칼을 휘두른 혐의로 입건됐던 이모 씨(38)의 어머니(66)가 이달 1일 숨졌다. 당시 이 씨의 어머니는 인근 병원에서 B형 급성 간부전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다. 보도를 통해 애타는 사연을 접한 시민 4, 5명이 간 기증을 하고 싶다는 문의를 해 왔으며, 그중 2명은 실제 검사를 받기도 했으나 이 씨 어머니 간과 맞지 않아 기증이 성사되지 못했다.

5일 삼우제를 마친 이 씨는 기자에게 “무식하고 단순한 방법이며 불법인 줄 알았지만 어머니를 살리고 싶은 마음에 선택했던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어머니 영정 앞에서 두 가지를 맹세했다. 그는 “장남으로서 남은 가족들을 잘 돌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두 번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은혜를 베풀어 주신 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떳떳하게 살아가겠다”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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