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동서남북/영산강 찾은 강운태 당선자 “내 생각과 정부안 차이 커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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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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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즉시 ‘4대강 사업’을 중단하고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27일 오후 4시경 광주 북구 동림동 옛 산동교 일대 ‘4대강 살리기 사업’ 영산강 현장을 찾은 강운태 광주시장 당선자가 동행한 환경단체 관계자에게 의견을 구하자 나온 답변이다.

이 관계자는 “취임 직후 최우선으로 민간전문가 및 시민단체 등으로 ‘영산강 특위’를 구성해야 하고 낙동강 금강 등 다른 지역과의 연대도 시급하다”며 “영산강 사업 예산 2조6000억 원 전액을 생태계 살리기에 전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학교수는 “자연에 순응하는 복원정책이 세계적 흐름인데 보(洑)를 설치하면 퇴적물만 쌓이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선거 때부터 ‘선 수질개선, 후 환경정비’를 주장해 온 강 당선자는 이날도 “맑고 깨끗한 수질, 자연생태계 복원, 시민 접근성 활용성 높이기를 영산강 사업의 3대 원칙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방문한 남구 대촌동 인근 승촌보 현장에서는 “보 수위를 올리면 농경지 등 인근 528만9256m²(약 160만 평)의 지하수위 상승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한 교수의 말을 듣고 “장마철을 앞두고 홍수 피해 등 공사현장에서 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강 당선자는 이날 ‘즉시 공사중단’ 등의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다만 “이미 공사는 시작됐지만 이른 시일에 전문가 등의 의견을 듣고 대안을 내놓겠다”고 말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내 생각이 정부안과 차이가 커 고민이 많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공무원들은 기대와 우려를 함께 표시했다. 한 공무원은 “이미 예산이 배정돼 집행 중인 사업을 전면 중단하는 것이 쉽겠느냐”고 반문하고 “행정을 잘 아는 새 시장이 무리한 주문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강 시장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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