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60주년]“원자탄이 미군 참변 막을 유일 해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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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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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비밀문서 80여점 공개
美합참, 중공군 6·25개입 직후 국방장관에 비망록 제출
6·25 15개월전 “미군철수 준비”
맥아더, 개전 8시간후 보고받아

원산비행장의 北포로… 개구리참외 깎아주는 엄마… 고무신 고르는 여성들깵 ‘6·25 그때 그 모습’ 미국국립문서보관소가 22일 공개한 6·25전쟁 관련 사진들. 1950년 10월 16일 한국군과 유엔군이 원산을 함락하면서 포로로 잡은 북한 인민군 병사들이 원산비행장을 가로질러 지나고 있다(왼쪽). 1951년 8월 20일 서울 영등포의 피란민 캠프에서 아이들에게 개구리참외를 깎아주는 어느 젊은 엄마(가운데). 1951년 3월 1일 대구시내 거리에 늘어선 고무신 노점에서 여성들이 신발을 고르고 있다(오른쪽). 사진 제공 미국국립문서보관소
원산비행장의 北포로… 개구리참외 깎아주는 엄마… 고무신 고르는 여성들깵 ‘6·25 그때 그 모습’ 미국국립문서보관소가 22일 공개한 6·25전쟁 관련 사진들. 1950년 10월 16일 한국군과 유엔군이 원산을 함락하면서 포로로 잡은 북한 인민군 병사들이 원산비행장을 가로질러 지나고 있다(왼쪽). 1951년 8월 20일 서울 영등포의 피란민 캠프에서 아이들에게 개구리참외를 깎아주는 어느 젊은 엄마(가운데). 1951년 3월 1일 대구시내 거리에 늘어선 고무신 노점에서 여성들이 신발을 고르고 있다(오른쪽). 사진 제공 미국국립문서보관소
‘원자탄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중공군의 개입으로 6·25전쟁 전개 방향에 중국이 결정적인 변수로 등장한 직후인 1950년 12월 4일 미국 합동참모본부는 국방장관에게 제출한 비망록에서 원자탄 사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미국은 6·25전쟁 발발 전에 북한군의 수상한 동향을 파악했지만 전쟁 직전까지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저평가한 채 대비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포린폴리시코리아와 국립중앙도서관이 22일부터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개최한 ‘6·25전쟁 60주년 특별기획전’에 공개된 미 국립문서보관소(NARA)의 비밀해제 문서에서 드러난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비밀해제 문서는 80여 점이고 6·25전쟁 관련 사진은 100여 점에 이른다. 미 합참은 중공군의 6·25전쟁 개입 직후인 1950년 12월 4일 국방장관에게 ‘미국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원자폭탄을 사용하는 것이 미군의 참변을 방지하는 유일한 물질적 수단이 되는 상황이 한국에서 벌어질 수도 있다’는 내용을 담은 비망록을 제출했다. 이에 앞서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합참의 이 비망록이 나오기 4일 전인 11월 30일 기자회견에서 “6·25전쟁에서 미국은 군사적으로 필요한 것이라면 어떤 수단도 다 취할 것”이라며 “우리가 보유한 모든 무기가 다 포함된다”고 언급했다. 또 미 합참의 합동전략기획위원회가 6·25전쟁 발발 이틀 전인 1950년 6월 23일 작성한 1급 비밀보고서에서는 한미 상호방위지원법에 따른 군장비 증강계획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한반도에서의 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한국에 대한 추가 군사지원’이라는 제목의 이 비밀보고서는 “합참은 미국 입장에서 한국이 전략적 측면에서 그리 가치가 없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적었다.

6·25전쟁 발발 15개월 전인 1949년 3월 22일 미 국가안보회의(NSC)가 트루먼 대통령에게 제출한 1급 비밀문서에서는 ‘1950년 회계연도에 훈련과 무장이 잘된 한국군을 6만5000명까지 양성하고 해안경비대를 4000명 수준으로 확충해 1949년 6월 30일까지 주한미군을 완전히 철수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극동군사령부의 맥아더 사령관이 1950년 6월 25일 오전 1시에 시작된 6·25전쟁의 발발 사실을 보고 받은 시간은 이날 오전 9시 25분(한국 시간)이라고 밝힌 극동군사령부의 문서도 이번에 공개됐다. 또 1951년 4월 트루먼 대통령이 맥아더 극동군사령관의 해임을 통보하면서 “대통령으로서 귀관을 연합군최고사령관, 유엔사사령관, 극동군사령관, 미극동육군사령관직에서 해임하게 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대목도 눈에 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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