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평해전 ‘참수리-357호정 안보전시관’ 개관…‘불굴의 투혼’ 3D영상 재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4일 03시 00분


전쟁기념관 안에 전투체험실
실외엔 똑같은 모형배 전시
유족들 “오랜 소원 이뤄졌다”

3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2002년 6월 29일 제2연평해전 때 북한의 기습공격으로 침몰한 ‘참수리 357호정’의 모형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전쟁기념관을 찾은 유치원생들이 참수리 357호정을 둘러보고 있다. 일반 관람객에게는 전시관 안전장치 등 보완을 거쳐 6월 중 정식 공개할 예정이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3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2002년 6월 29일 제2연평해전 때 북한의 기습공격으로 침몰한 ‘참수리 357호정’의 모형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전쟁기념관을 찾은 유치원생들이 참수리 357호정을 둘러보고 있다. 일반 관람객에게는 전시관 안전장치 등 보완을 거쳐 6월 중 정식 공개할 예정이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조타장, 경고 방송하라!” “사격!”

애니메이션 3D 입체영상 속에서 북한 경비정이 선제 기습포격을 했다. 참수리 357호정이 즉시 대응사격을 시작했다. 3일 서울 용산구 용산동 전쟁기념관 옥외전시장의 ‘참수리-357호정 안보전시관’ 내 전투체험실에서는 실제 전투처럼 연기가 피어올랐고, 총이 발사될 때는 불빛이 번쩍였다. 이 전시관은 2002년 6월 북한 경비정을 격퇴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사수한 제2연평해전을 기념하기 위해 이날 개관했다.

개관식에는 윤영하 소령, 한상국 조천형 황도현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6용사들의 부모 12명이 모두 초대됐다. 이들은 전시관 안에서 3D 안경을 끼고 영상을 관람하면서 아들 생각에 너나할 것 없이 눈물을 흘렸다.

황 중사의 어머니 박공순 씨(58)는 “소원 성취했다”고 말했다. 제2연평해전 전시관을 세우는 것은 유족들의 오랜 염원이었다.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 내 안보공원에 전시돼 있는 실제 참수리 357호정을 서울로 옮겨오자는 의견도 일부 있었지만 훼손을 염려해 모형을 만들어 전시관으로 활용하게 됐다. 해군은 30여억 원을 투입해 1월부터 건조하기 시작해 길이 37m, 폭 6.5m, 높이 10.7m의 실제 참수리정과 선체 굴곡까지 똑같은 모형 배를 만들었다. 총과 포탄에 맞아 뚫린 구멍 258개도 만들어 놨다.

박 병장의 어머니 이경진 씨(54)는 선실 통로에서 “우리 동혁이가 다리 대동맥이 끊어진 채 이렇게 벽에 기대고 있었거든. 포탄이 뚫고 들어와 터져서 복부를 또 크게 다친 것이지…”라며 가슴을 쳤다.

전시관에는 전투체험실 외에 ‘한반도의 화약고 NLL(북방한계선)’ ‘참수리 357호정과 6인의 영웅’ 전시실도 마련됐다. 전사자 사진과 유품이 전시된 ‘6인의 영웅’실에는 조 중사의 주민등록증, 한 중사의 해군 신분증과 휴대전화 등이 전투 중 불에 타다 만 모습 그대로 놓여 있었다.

이날 개관식에는 김태영 국방부 장관, 김양 국가보훈처장, 해군 장병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장관은 “참수리 357호정 장병들은 선체가 화염에 휩싸이고 크게 부상한 상황에서도 임무를 끝까지 완수해 불굴의 투혼을 보였다”며 “임전무퇴의 군인정신과 전우애는 지금도 군의 귀감”이라고 말했다. 당시 참수리 357호정을 함께 탔던 현역 해군 4명과 전역한 권기형 씨(29)도 전시관을 찾았다. 부정장(副艇長)이었던 이희완 대위(34)는 “이곳에 와보니 먼저 간 전우들의 몫까지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개관식이 끝난 뒤 해군 2함대사령부를 방문해 참수리정에서 근무하는 장병 960여 명에게 간식을 전달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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