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울릉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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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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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60표 놓고 “교통문제 내가 해결”

한나라 정윤열 후보에
무소속 2명 막판 추격전

“선거 탈없이 치러야”
헬기로 부재자 우편물 배달

“걸핏하면 발이 묶이니 울릉도 오기가 겁나요.” 부처님 오신 날(5월 21일) 연휴에 맞춰 경북 울릉군을 찾은 관광객들은 동해의 기상 악화로 여객선이 뜨지 못해 나흘가량 발이 묶였다. 생활필수품도 부족하고 개인 일정에도 큰 지장이 생겨 발을 굴렀다. 관광객들은 “군수 선거의 주요 이슈가 뭔지 모르겠지만 제발 일정대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빨리 대책을 세워야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나라당 정윤열 후보와 무소속 신봉석, 최수일 후보 등 3명은 더 속이 탔다. 24일 경북 포항의 한 방송사에서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육지로 나왔다가 기상 때문에 여객선 운항이 중단돼 28일에야 울릉도로 돌아왔다. 4일 동안 선거운동을 못했던 후보들은 “우리 심정은 오죽했겠느냐”며 “날씨 때문에 울릉도가 고립되는 상황을 막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유권자가 9000명이 안 되는 전국 최소 지자체인 울릉군은 후보들의 공약 경쟁보다 선거 자체를 탈 없이 치르는 게 더 절박한 분위기다. 부재자 투표도 ‘작전’이라고 할 만큼 다급하게 이뤄졌다. 경북체신청은 포항∼울릉 여객선의 결항이 이어지자 경북도 소방본부 헬기를 긴급 투입해 울릉도 및 독도의 부재자 투표 우편물 270여 통을 겨우 배달했다.

선거운동 기간에 빚어진 이런 상황 때문인지 후보들은 울릉도의 교통 문제 해결을 꼭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공통으로 내세우면서 구석구석 유권자를 찾아다니고 있다. 정 후보는 “4년 군정을 통해 일주도로와 경비행장 건설 등 울릉도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토대를 착실하게 닦아 왔다”며 “당선되면 임기 중에 울릉도의 교통 여건을 획기적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 측은 무소속 후보들과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며 당선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무소속 후보들은 현재 판세를 ‘막상막하’로 보고 막바지 득표전을 펼치고 있다. 신 후보는 “3선 군의원을 할 때도 끝까지 발로 뛰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았다”며 “선거 때까지 한 명의 주민이라도 더 만나서 울릉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자세를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선거 때 정 후보와 대결해 아깝게 패배한 최 후보는 역전 기회를 잡고 있다고 자신한다. 최 후보는 “울릉의 미래를 위해 주민들과 함께 뛰는 경제 군수가 될 준비가 돼있다”며 “투표에 많이 참여해 울릉군을 새롭게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달라”고 말했다. 울릉군 인구 1만328명 중 유권자는 8860명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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