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8급 공무원이 수억대 내기 골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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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자금출처 조사

부산시 산하 모 사업소 8급 공무원 A 씨(47). 1986년 9급으로 공직에 들어온 뒤 수년 전 처음 골프를 접했다. 꾸준히 연습해 최근에는 골프 스코어를 70대 중후반까지 끌어올렸다. 이 실력으로 지인들과 골프장에서 자주 골프를 치면서 홀당 1만 원씩 하는 내기를 즐겼다.

그가 도박 수준의 골프를 시작한 건 지난해 10월 4일. A 씨는 전남 무안군 무안컨트리클럽에서 지인 3명과 1타에 30만∼200만 원을 거는 ‘스트로크’ 방식의 골프를 쳤다. 최종 우승자는 상금 2000만 원을 갖기로 했다. 4명의 실력이 엇비슷했지만 1홀을 돌 때마다 한 사람이 수백만 원을 따거나 잃었다.

이런 식으로 A 씨 등은 지난해 11월 말까지 한 차례 라운드(18홀)에 5000만 원 안팎의 판돈을 주고받는 등 부산, 경북 경주, 경남 김해 등지에서 16차례에 걸쳐 5억6500만 원을 건 내기골프를 쳤다. 그는 이 과정에서 수 천만 원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검 강력부는 5일 A 씨를 상습도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은 A 씨와 골프를 친 지인들의 관계를 살펴봤지만 뇌물을 주고받거나 접대용 골프를 칠 사이는 아닌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8급 공무원인 A 씨가 어떻게 수억 원이 오간 내기골프를 쳤는지 밝히기 위해 자금 출처 등을 조사 중이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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