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문화엑스포는 韓-泰 불교우정의 가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일 03시 00분


양국 불교계인사 - 정부관계자 경주서 문화포럼 열어
6·25전쟁 참전 태국용사 130여명 위한 영산재도

‘한-태 불교문화포럼’에 참석한 한국과 태국 관계자들이 지난달 31일 동국대 경주캠퍼스에서 열린 간담회를 마치고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 제공 동국대 경주캠퍼스
‘한-태 불교문화포럼’에 참석한 한국과 태국 관계자들이 지난달 31일 동국대 경주캠퍼스에서 열린 간담회를 마치고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 제공 동국대 경주캠퍼스

“방콕에서 열리는 문화엑스포는 불교를 가교로 두 나라의 문화와 우정을 나누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지난달 31일 동국대 경주캠퍼스에서 열린 한국과 태국의 불교계 간담회에서 마하마쿠불교대학 아닐 사키아 스님 등 태국 불교계 인사 20명은 이런 희망을 밝혔다. 손동진 경주캠퍼스 총장은 “방콕-경주엑스포는 불교 국가인 태국과의 교류협력을 위한 좋은 계기”라며 “학술교류뿐 아니라 문화 측면의 협력이 활발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0 방콕-경주세계문화엑스포’(10월 31일∼12월 19일)를 앞두고 경북과 태국이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1, 2일 경주에서는 ‘한-태 불교문화포럼’이 열리고 있다. 양국의 불교계 인사를 비롯해 정부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하는 이 포럼은 방콕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마음’을 모으려는 것이다. 태국에서도 ‘방콕포스트’ 등 주요 언론사 기자 10여 명이 동행했을 정도로 관심을 보였다.

참가자들은 양국의 불교전통과 문화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불국사와 석굴암 등 경주지역 문화유적지를 탐방한다. 심포지엄의 기조연설은 저명한 불교학자인 루이스 랭커스트 명예교수(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가 ‘한국과 태국의 불교문화 교류 협력의 중요성’에 관해 발표했다.

이번 포럼에서 특히 관심을 모은 행사는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목숨을 잃은 태국 용사 130여 명을 위한 영산재(영혼을 위로하는 불교 최대 의례). 태국은 당시 미국에 이어 두 번째인 1950년 11월부터 1만5000여 명을 파병했다. 아시아에서는 가장 먼저 한국에 쌀 4만 t을 지원키로 하는 등 위기에 놓인 한국에 큰 관심을 보였다.

1일 저녁 엑스포문화센터에 열린 영산재에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태국 군인 출신 8명도 참관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조직위와 국가보훈처의 초청으로 한국에 온 이들은 영산재를 보면서 전쟁 당시를 회상하는 듯 깊은 생각에 잠겼다. 당시 사병으로 1년 동안 참전했던 통그랏 유풀 씨(80·예비역 육군대령)는 “한국이 지금처럼 발전한 데는 당시 태국군이 목숨을 걸고 싸운 것도 보탬이 됐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방콕엑스포 때는 태국에 살고 있는 참전용사 4000여 명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군은 1951년 11월 연천지역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1개 소대가 중공군 2개 대대의 공격을 막아내 ‘리틀 타이거(작은 호랑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한다.

엑스포조직위와 태국 정부는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양국의 청년문화 교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정강정 사무총장은 “올해 엑스포는 태국불교와 신라불교가 만나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개막 때까지 다양한 교류 협력을 준비해 엑스포가 지구촌의 주목을 받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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