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속초함, NLL인근까지 필사적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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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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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공격 추정 ‘北上괴물체’ 쫓아가 경고없이 격파 사격NLL남쪽 9.3km까지 근접

국방부, 천안함 의혹 해명합동참모본부 정보담당과장인 이영기 대령이 1일 오후 국방부에서 천안함 침몰 당시의 영상을 추가로 공개하며 군함 모형을 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국방부, 천안함 의혹 해명
합동참모본부 정보담당과장인 이영기 대령이 1일 오후 국방부에서 천안함 침몰 당시의 영상을 추가로 공개하며 군함 모형을 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지난달 26일 천안함이 침몰한 직후 인근에 있던 초계함 속초함은 천안함을 공격했을 것으로 간주한 표적을 잡기 위해 경고사격을 생략한 채 곧바로 격파사격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속초함은 북한과의 교전 위험을 감수하며 북방한계선(NLL) 인근까지 표적을 추격해 포격을 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1일 ‘천안함 침몰 관련 국방부 입장’이라는 제목의 29쪽짜리 해명자료를 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해군 2함대는 지난달 26일 밤 천안함이 침몰하자 전 함대에 해상경계태세를 A급으로 격상해 발령했다. 침몰 현장으로부터 남쪽으로 49km 떨어진 해역에서 경계를 하고 있던 속초함은 백령도 서쪽 NLL 인근으로 이동해 NLL 경계를 강화했다.

▶본보 1일자 A1면 참조
[천안함 침몰]속초함, 대북경계지시 받고 발포


그러던 중 속초함은 이날 오후 10시 55분 사격통제레이더에 백령도 북쪽에서 42노트(시속 78km)로 북상하는 물체를 포착했다. 속초함은 이를 북한 함정(반잠수정)이 천안함을 공격한 뒤 숨어 있다가 도주하는 것으로 판단해 5분간 추격하며 표적이 NLL을 넘어가는 순간까지 76mm 주포를 발사했다. 국방부는 “속초함에서 표적까지 포착거리가 9.3km였다”고 밝혔다. 표적이 NLL을 넘어갈 때까지 추적했기 때문에 속초함은 NLL로부터 9.3km 지점까지 다가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속초함은 경고사격을 생략하고 바로 격파사격을 5분간 실시했다”며 “그만큼 상황이 급박했고 속초함은 레이더에 잡힌 물체가 천안함을 공격한 반잠수정이라는 확신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초계함이 NLL 남쪽 10km 안팎까지 추격해 NLL까지 사격을 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76mm 주포는 자동사격이 가능해 NLL까지만 사격을 하고 멈췄다”고 설명했다.

군은 속초함의 격파사격 사실을 지난달 31일까지 감춰 왔다. 또 군은 사고 발생 초기에는 “조명탄을 쐈다”고 했다가 이후 “새떼를 보고 경고사격을 했다”고 말을 바꿨다. 국방부는 1일 해명자료에서도 “2함대 사령부의 승인을 받아 경고사격 후 격파사격을 실시했으며 (나중에) 레이더에 나타난 미상의 물체를 새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사활을 걸고 추격한 급박했던 상황에 대해 군은 ‘경고사격 생략’ 사실도 인정하지 않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속초함 레이더에 잡힌 표적을 ‘새떼’라고 판단했다는 군의 해명은 여전히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 동영상 = 초계함 침몰 직후 포탑위 생존자 구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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