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한국 시집온 지 60여년 만에 日고향 방문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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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이후 전남 장흥 이주
구사마 - 가와사키 씨 등 2명

방문비용 - 특산품 선물 등
주민 - 수자원공사 적극지원

“살아생전 고향을 꼭 가보고 싶다는 구사마 할머니의 소원을 이뤄주고 싶었습니다.”

30일 전남 장흥군 유치면 주민들과 면사무소 직원들이 다문화가정 여성들의 고향 방문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유치 지역에는 다문화가정 7가구가 있다. 이 7가구 중 일본 출신 구사마 기미코 할머니(81)와 가와사키 유미 씨(47)가 5월 처음으로 고향을 방문하게 된다.

구사마 할머니는 1945년 광복이 되자 한국인 남편을 따라 일본에서 장흥으로 왔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60여 년 동안 무적자로 살다가 2008년 경찰의 도움을 받아 처음 호적을 만들었다. 구사마 할머니는 항상 “죽기 전에 고향인 나가노(長野) 현을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했었다. 고향 방문 소식을 접한 구사마 할머니는 “65년 만의 첫 고향 방문인데 반드시 가겠다”며 화사하게 웃었다.

가와사키 씨도 ‘고향 방문 소식’에 가슴이 설레기는 마찬가지다. 가와사키 씨는 지난해 갑작스럽게 남편이 숨을 거둬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구사마 할머니와 가와사키 씨의 고향 방문 비용은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지원한다. 유치면 주민들이 부족한 비용 일부를 보탠다. 주민들은 또 구사마 할머니 등이 고향을 방문할 때 친척들에게 선물할 표고버섯. 매실 제품, 산나물을 제공하기로 했다.

유치면 출신인 김용이 우림화학 사장을 비롯해 주민들은 10년 전부터 다문화가정 여성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거나 선물을 건네는 행사를 해왔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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