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마산시, 수정만매립지 소유권 STX중공업에 넘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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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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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끈 공장건설 갈등 새 국면
찬성측 “마을 발전 협력해야”
반대측 “보상 등 약속 지켜야”

경남 마산시 ‘수정만 STX 반대대책위원회’와 시민, 사회단체 관계자들이 8일 오후 마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STX중공업 입주와 관련된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사진 제공 트라피스트 수녀원
경남 마산시 ‘수정만 STX 반대대책위원회’와 시민, 사회단체 관계자들이 8일 오후 마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STX중공업 입주와 관련된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사진 제공 트라피스트 수녀원

‘지역경제를 살리는 일’이라는 주장과 ‘주민 생존권을 박탈하는 처사’라는 반박이 충돌하면서 3년을 끌어온 경남 마산시 구산면 수정만매립지 STX중공업 입주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수정만매립지 소유권을 마산시에서 STX로 넘길 방안이 마련됐기 때문. 그러나 공장 입주에 대한 주민 의견이 여전히 엇갈려 공장 가동까지는 난항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 1차 관문 ‘통과’

마산시의회는 8일 오후 ‘수정지구 공유수면 매립사업 준공 정산 협약동의안’을 승인했다. 이 협약안은 이달 초 건설도시위원회(위원장 박중철)가 일부 조항을 수정해 상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마산시와 STX는 수정만매립지에 대한 공사비와 면적 등 정산 작업에 곧 들어갈 예정이다. 수정만 23만 m²(약 6만9000평)의 매립 공사를 맡았던 STX는 공사비 대신 마산시로부터 용지를 넘겨받아 조선기자재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마산시 관계자는 “공유수면 매립사업이 마무리되고 산업단지 조성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며 “주민과 STX 간 민원이 원만하게 해결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STX중공업 관계자는 “반대 주민들 때문에 사업이 크게 늦어졌다”며 “가능한 한 빨리 공장을 짓고 가동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 갈 길 멀다

8일 STX중공업 입주를 찬성하는 주민 모임인 ‘수정뉴타운추진위원회’(상임위원장 박만도)는 성명을 내고 “의회 결정으로 STX가 수정마을에서 공장을 가동할 수 있게 된 것을 환영한다”며 “반대 대책위는 마을 발전을 위해 더는 주민들을 현혹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반면 ‘수정마을 STX유치반대 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박석곤)와 천주교 마산교구 등 시민사회단체는 의회 승인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매립지 소유권이 STX로 넘어가지만 문제가 끝난 게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수정마을 주민 생존권을 담보로 통과시킨 행정절차에 대해 마산시와 STX는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속이란 낙동강유역환경청과 경남도가 수정만 매립목적 변경(택지에서 공단) 및 산업단지 승인 과정에서 조건으로 내걸었던 ‘주민지원계획 26개 항’ 등이다. 368가구에 이르는 수정마을 주민과 인근 수녀원 가운데 이주를 희망하는 대상은 이주 보상을 하고 각종 환경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 반대 대책위는 “약속이 성실하게 이행되지 않으면 다시 머리띠를 동여맬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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