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탈퇴 노조 등 40여곳 ‘새희망노동연대’ 공식 출범
현대重-서울메트로 주축 “양대노총에 자극 주고싶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기존 노동단체와 차별화된 합리적 노동운동을 표방하는 제3의 노동세력이 결집했다. 이에 따라 투쟁 일변도인 국내 노동운동 문화가 변화의 급물살을 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서울메트로를 주축으로 한 전국 40여 개 노조 간부 120여 명은 4일 충북 충주시 서울시공무원수련원에서 워크숍을 열고 ‘새희망노동연대’를 공식 출범시켰다. 노동연대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 영진약품, 코오롱 노조와 전국지방공기업노조연맹, 서울시공무원노조, 전국교육청공무원노조연맹 등 민주노총에서 탈퇴한 노조를 포함해 40여 개 노조가 참여하기로 했다. KT, 기아자동차,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워크숍에서 노동연대는 △국민에게 신뢰받는 노동운동 △투쟁보다 정책·공익노조 지향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노조로 거듭날 것을 결의했다. 첫 공식행사로는 올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사회봉사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오종쇄 공동의장(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기존 노동단체들은 조합원을 섬기고 국민에게 봉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지를 받지 못했다”며 “우리는 조합원과 국민을 섬기는 등 노동운동의 질적 변화를 이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3의 노동세력 결집은 정치투쟁 중심의 노동운동에 피로감을 느낀 일선 노동운동의 변화 흐름에 맞춰 수년 전부터 물밑에서 논의돼 왔다. 지난해부터 KT 노조 등 민주노총 산하 핵심 노조가 썰물처럼 빠져 나오는 등 노동운동에 탈정치, 실용주의 바람이 불면서 노동연대의 출범으로 이어졌다.
노동연대는 현재 가입 조합원 수가 12만 명 안팎으로 한국노총(72만5000명)과 민주노총(65만8000명)에 비하면 규모가 작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시작된 핵심 노조의 민주노총 이탈, 내년부터 시작되는 복수노조 허용과 맞물려 세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동연대 측은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조합원 규모가 23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노동연대는 ‘제3의 노총’으로 확대하는 데 대해서는 아직 소극적이다. 전국 단위 노총 대신 느슨한 정책연대의 틀을 유지할 계획이다. 복수노조 관련 중요 정책사안을 결정하는 협의체인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 활동도 당분간은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동연대에 참여하는 노조가 늘어나면 양대 노총과 대립각 형성이 불가피하다. 공동의장인 정연수 서울메트로 노조위원장은 “양대 노총과 대립한다기보다는 관료적이고 권위적, 이념적인 양대 노총의 변화를 자극하는 세력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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