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시간 걸려도 아이 스스로 답찾게 지도

  • 동아닷컴

창의사고력 수학, 교사가 매주 방문해 교재·교구로 수업

서울 태랑초등학교 4학년 윤태강 군(11)은 지난해에 이어 2010학년도에도 서울북부교육청 영재교육원 수학부문에 합격했다. 윤 군은 3학년 때부터 한 수학전문학원에서 사고력수학을 배웠다. 이전까지 연산 위주로 문제를 풀던 윤 군은 수학교구를 사용하고 풀이과정에 대해 토론하는 수업을 접하면서 수학에 대한 흥미가 높아졌다.

윤 군은 “쌓기 나무나 성냥개비, 주사위 등 교구를 이용해 수학문제를 풀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재밌다”면서 “영재교육원 시험을 볼 때나 경시대회문제를 풀 때도 늘 어떻게 풀어야 할까 곰곰이 생각하고 나만의 풀이법이나 답을 찾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윤 군의 어머니 이순섭 씨(41·서울 노원구 공릉동)는 “이런 방식의 수업은 답을 찾는 수업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생각해 문제를 풀도록 지도하기 때문에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빠르면 1학기 중간고사부터 서울지역 초등 5, 6학년과 중고교 내신시험의 주관식문제가 단답형에서 논술형으로 바뀐다. 단답형 문제가 학생들의 사고력을 키우지 못한다는 지적에서 비롯된 방침이다. 빠르게 계산해 정답을 도출하는 것을 중시했던 과거와 달리 생각하는 힘, 즉 사고력이 더욱 중요함을 의미한다.

특히 어떤 방식으로 배우느냐에 따라 과목에 대한 학생의 흥미가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수학은 사고력과 연관된 핵심과목인 만큼 사고력학습이 필요한 과목이다. 한국수학교육학회 회장인 황선욱 숭실대 수학과 교수는 “수학의 본질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라면서 “정답만을 도출했던 과거 수학학습에서 사고력이 중요해지는 방향으로의 변화에 맞춰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업체들은 이런 변화를 방문학습에 반영해 수학적 사고력을 중심으로 지도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유아, 초등 영재교육 전문업체 ㈜하늘교육은 2006년부터 ‘창의사고력 수학 C-MEX’를 내놓고 방문교육 사업에 진출했다. 영재교육 방문지도 교사가 매주 가정에 직접 방문해 나무 블록, 스티커, 주사위 등 교구와 사고력수학 교재로 지도한다.

방문학습을 통한 사고력학습이 갖는 경쟁력으로 효과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오프라인 학원 강의의 약 4분의 1 수준. 매주 교재와 교구를 제공하기 때문에 방문교사의 수업시간 외에도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따른다.

학부모 정수경 씨(38·경기 남양주시)는 사고력수학 방문학습지로 딸 이영인 양(9·경기 도심초 2학년)을 지도한다. 정 씨는 “빠르게 답을 찾는 것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이가 스스로 생각해서 답을 찾도록 하게 하는 방식으로 수학을 가르치고 싶었다”면서 “사고력수학 학습지로 공부를 하니 학교시험도 거의 만점에 가까울 정도로 성적이 올랐다”고 말했다. 이 양은 학교시험대비 문제집을 풀 때도 사고력수학 학습지로 공부할 때와 마찬가지로 시간을 두고 생각해 스스로 답을 찾는다. 처음에는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 문제를 푸는 데 오래 걸리고 어려워했지만 최근에는 대부분의 수학시험에서 만점을 받는다.

임성호 하늘교육 기획이사는 “방문교육을 통한 사고력수학학습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의 반응이 좋다. 하늘교육의 사고력수학 방문학습을 한 달 동안 무료체험한 회원의 약 80%가 유료회원으로 전환할 정도”라면서 “과거엔 빨리 풀고 빨리 답을 찾으면 공부를 잘하는 아이였지만 지금은 평가기준 자체가 달라진 만큼 사고력과 창의력을 중시하는 교육의 변화에 맞는 학습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함께 풀어보는 사고력 수학 문제(초등 5, 6학년 수준)

[문제] ㉮, ㉯, ㉰, ㉱ 네 명 중 한 명은 범인이고, 참을 말하는 사람은 한 명뿐입니다. 네 명 중 누가 범인인지 이유를 들어 논리적으로 설명하시오.

㉮ : 범인은 ㉯입니다.
㉯ : 아님니다, 범인은 내가 아니라 ㉱입니다.
㉰ : 어쨌든 난 범인이 아닙니다.
㉱ : 지금 ㉮는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풀이] ㉮의 말이 참이라면, 범인은 ㉯가 되고 ㉮, ㉰, ㉱는 범인이 아닙니다. 그러면 ㉰의 말이 참이 되어 참을 말하는 사람이 한 명뿐이라는 논리에 맞지 않습니다. 따라서 ㉮의 말이 거짓이므로 ㉮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한 ㉱의 말이 참이 됩니다. 네 명 중 한 명만 참을 말하므로 ㉮, ㉯, ㉰는 거짓을 말하고 있습니다. ㉰가 “난 범인이 아닙니다”라고 말한 것은 거짓이므로 범인은 ㉰입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