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그루의 대나무를 자랑하는 전남 담양군 ‘죽녹원’이 전국적인 녹색여행지로 떠올라 지난해 입장객 수가 130만 명을 넘어섰다. 사진 제공 담양군
“이 겨울 자연 그대로의 녹색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어디 또 있나요?” 죽녹원(竹綠園). 이름만으로도 요즘의 ‘녹색바람’을 느낄 수 있는 대나무정원 죽녹원 인기가 갈수록 뜨겁다.
23일 오후 전남 담양군 담양읍 향교리 죽녹원 매표소에는 입장권을 사려는 관람객 행렬이 10m 이상 이어졌다. 서울 대구 부산 등 출신지를 드러내는 사투리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와 ‘전국구 관광지’로서의 위상을 실감하게 한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은 대부분 가족단위 또는 젊은 연인들. 대구에서 온 김민자 씨(24)는 “텔레비전에서 보고 남자친구와 꼭 한번 와보고 싶었는데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며 “겨울바람에 흔들리는 맑고 푸른 댓잎 소리에서부터 호젓한 죽림욕 산책로까지 모두가 맘에 든다”고 찬사를 연발했다.
지난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연휴 때는 하루 1만 명 안팎의 관람객이 몰려 한가로운 산책보다 ‘사람 구경’에 가까웠던 것이 흠이라면 흠. 그래도 싱그러운 대나무밭을 걷는 관람객들의 표정에는 새해를 맞는 설렘이 가득했다.
죽녹원에 들어서면 무엇보다 5만여 평의 야산을 가득 채운 100만 그루 대나무에 놀란다. ‘죽마고우(竹馬故友)길’ ‘운수대통길’ ‘선비의 길’ ‘사랑이 변치 않는 길’ 등 대나무와 연관된 길 이름을 찾아 2.2km 산책로를 걸으면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재미는 덤이다.
야트막한 성인산 봉우리를 중심으로 난 부드러운 흙길을 돌다 보면 올 2월 텔레비전 프로그램 ‘1박 2일’에 등장했던 ‘이승기 연못’ 등도 색다른 볼거리로 다가선다. 눈은 거의 녹았지만 다시 눈이 오면 ‘설죽(雪竹)’ 풍경을 보려는 인파가 더욱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담양군 문화관광과 임창근 씨(37)는 “처음 문을 연 2005년 38만 명을 시작으로 해마다 내방객이 크게 늘어 지난해 130만 명을 넘어섰다”며 “입장료 수입만 8억4000만 원에 이르는 등 직간접 경제효과도 대단하다”고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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