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 넘어진 남성 알고보니 수배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6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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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5일 오후 11시. 서울 서초동 서이지구대 앞길에서 한 남자가 빙판길을 걷다 미끄러져 넘어졌다. 술에 취해있던 기모 씨(55)는 넘어진 후 왼쪽 발목을 삐어 한동안 제대로 일어나지 못했다. 이에 지나가던 주민들이 기 씨를 부축해 일으켰지만 기 씨가 좀처럼 걷지 못하자 바로 앞 서이지구대에 데려다 맡겼다.

경찰은 다리를 다친 기 씨에게 "경찰차로 집에 데려다 드리겠다"며 "집이 어디냐. 주소 좀 알려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 씨는 "이 근처에 산다. 걸을 만 하다. 도움을 받을 필요없다"며 한사코 사양했다. 기 씨의 발목은 퉁퉁 부은 상태였다. 경찰은 "도와주겠다. 주소 말하기 싫으면 주민등록증을 달라"며 기 씨에게 신분증을 요구했고 기 씨는 지갑에서 주민등록증을 꺼내 경찰에게 넘겼다.

경찰은 기 씨의 주민등록증으로 신원조회를 하던 중 깜짝 놀랐다. 조회결과 기 씨는 현재 수배 중인 범법자였다. 폭설로 생긴 빙판길에서 넘어져 경찰서로 옮겨진 시민이 알고 보니 사기혐의를 가진 수배자였던 것. 경찰은 "기 씨는 오피스텔 분양 관련 사기혐의로 지난해 12월 16일 서울중앙지검에 수배된 상태였다"며 "기 씨를 서울중앙지검에 인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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