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용 드러나는 ‘꿈의 F1 경주장’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5일 03시 00분


아파트 10층 높이 관람석 ‘윤곽’
아시아 최장 5.165km 서킷도 착착
토목 공정 75%… 전체 공사 7월 완공

10월 F1 코리아 그랑프리를 앞두고 전남 영암군 삼호읍 F1 경주장에서는 중앙관람석을 건립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높이 28m, 340m 규모의 중앙관람석에서는 F1 경주차의 속도와 차량이 내뿜는 굉음을 즐길 수 있다. 사진 제공 전남도
10월 F1 코리아 그랑프리를 앞두고 전남 영암군 삼호읍 F1 경주장에서는 중앙관람석을 건립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높이 28m, 340m 규모의 중앙관람석에서는 F1 경주차의 속도와 차량이 내뿜는 굉음을 즐길 수 있다. 사진 제공 전남도
지난해 12월 30일 전남 영암군 삼호읍 포뮬러원(F1)경주장 공사 현장. 영암호 옆 드넓은 벌판에서는 중앙관람석(그랜드스탠드) 공사가 한창이었다. 300t급 크레인 2대가 1만6000명을 수용하는 관람석에 육중한 철제 지붕 지지대를 올리고 있었다. 관람석은 높이가 아파트 10층 정도인 28m, 길이는 340m로 수천 개 콘크리트 구조물을 일일이 조립하는 방식으로 지었다. 관람석 맞은편에선 레이스컨트롤동과 미디어센터, 팀빌딩 구조물이 완공돼 외벽 타일 공사를 진행 중이다. 김번환 F1경주장 건립공사 감리단장(53)은 “관람석 공사기간을 줄이려고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지 않고 공장에서 구조물을 만들어 가져왔다”며 “기와집 처마 모양의 지붕을 씌우는 작업이 끝나는 3월이면 웅장한 관람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첫 국제자동차경주대회인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10월 22일부터 3일간 열린다.

○ 경주장 건설에 3400억 원 투입

F1 경주차가 굉음을 내며 달릴 경주도로(서킷)도 연약지반 공사를 마치고 윤곽을 드러냈다. 서킷을 포함한 경주장 전체 면적은 4.3km²(약 130만 평). 경주장 용지가 간척지여서 1년여 동안 땅 속 물빼기 작업과 땅을 다지는 공사를 했다. 현재 토목 공정은 75%. 경주장 전체 공사는 2010년 7월 완공 예정이다.

서킷 공사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서킷은 다진 흙을 걷어내고 보조기층 골재를 깐 뒤 골재와 모래, 아스팔트를 배합한 아스콘으로 포장한다. 아스콘 포장 두께는 25cm로 일반 도로보다 10cm나 두껍다. 시공사인 강만호 SK건설 현장소장(53)은 “경주차의 엄청난 회전력과 마찰력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서킷 표면이 일반 도로보다 두껍고 요철 정도를 나타내는 평탄성 수준도 까다롭다”며 “2003년 경남 창원에 F3 경주장을 건설한 노하우를 살려 세계 최고 수준의 경주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주장 건설에는 3400억 원이 투입된다. 서킷 길이는 총 5.615km로 이탈리아 ‘몬자 서킷’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길다. 아시아에서는 최장거리다. 이 중 코너 없이 직선이 계속되는 1.2km 구간은 세계에서 제일 긴 직선구간으로 경주차가 최고 시속 320km까지 낼 수 있다. 서킷이 시계 반대방향으로 달리도록 설계된 점도 흥미롭다. 보통 시계 방향 코스를 도는 드라이버들은 체력적인 부담을 안게 된다.

○ “7년간 생산-소득 등 유발 효과 3조 원”

지난해 9월 정부가 F1대회를 지원하는 내용의 ‘포뮬러원 국제자동차경주대회 지원법’이 제정돼 성공 개최 기반이 마련됐다. 대회 개최에 필요한 198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도 성사됐다. 대회를 준비하고 운영할 조직위원회도 지난해 12월 15일 출범했다. 박준영 전남지사를 위원장으로, 정재계 인사 115명이 위원으로 선임됐다.

전남도는 2010년부터 7년간 매년 대회를 치른다. F1 대회는 낙후된 전남이 미래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은 7년간 F1 개최 파급효과로 생산과 부가가치, 소득 유발 효과가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경주장 조성과 함께 전남도가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이 교통 및 숙박 대책이다. 대회운영법인인 카보(KAVO)는 대회 기간 20만 명이 전남을 찾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남도는 경주장 진입로 역할을 하게 될 영산강하구언 도로에 교통통제소를 운영하고 버스전용차로제를 도입하는 한편 고속철도(KTX) 운행편수를 늘리고 무안공항에 임시 전세기를 취항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다. 숙박 시설은 6만5000여 객실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완 전남도 F1대회준비기획단 홍보팀장은 “호텔과 모텔 외에 부족한 숙박시설은 사찰이나 한옥마을, 청소년수련시설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암=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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